신앙의 향기/마재성지

(오솔길통신801호) 초가을 풍경/박종영

은빛강 2010. 9. 26. 13:26

 
      초가을 풍경 - 박종영- 가을인가 보다, 논둑 강아지풀은 쭈뼛이 고개 들어 성글게 찾아들고, 담장 너머 토실한 연둣빛 대추는 하늬바람 잔가지에 매달려 방방거린다. 생솔가지 군불 때는 호젓한 시간, 뒤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 몽글몽글 웃음꽃 피우며 하늘 그네 타고, 아버지 지게에 얹혀오는 선선한 바람이 슬며시 사립문 여는 어스름 저녁. 빛가림 서늘한 담벼락 등대고 돌아서니 서운한 것도 없는데 그냥 서러워지는 마음, 보잘것없는 나의 뜰에도 정녕, 풍성한 가을은 오고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