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水踰里에 살면서 박시교 수유리에 살면서 내 가장 즐거운 날은 밤새 비 내려서 계곡물 넘치는 때 그 소리 종일 들으며 귀를 씻는 일입니다 어떤 때는 귀 혼자서 고향 냇가 다녀도 오고 파도소리 그립다며 동해 나들이도 즐기지만 이날은 두 귀..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3.01.25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별 물 정윤천 너 때문에 목이 말라서 마실 물 한 잔을 따랐는데, 그릇 안에 별 모양 같은 게 떠서 어른거린다. 무슨 수로도 건져내지 못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마른 목 속으로 천천히 별 물을 들이켜고 말았다. 그때부터 손바닥에도, 손바..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12.24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밥값 정호승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12.24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아득한 길 2 이태수 저 강을 건너야 한다 징검다리도 나룻배도 없지만 미망이 시간을 더 들어 올리기 전에, 종이 다시 무겁게 울기 전에 건너가야 한다. 물길이 아무리 도도해도 안 보이던 길이 기지개 켜는 강의 저쪽으로 건너가야 한다. 지나..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12.13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난(蘭) 고광헌 물러날 때를 안다 수직으로 떨어지는 모가지 저 삶, 고요하다 -출처 : 시집『시간은 무겁다』(창비,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갈매기 난초 ------------------------------------------------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흔히 난초를 꼽는데 꽃의 삶과..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10.22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그래서, 성명희 그림자만 건드려도 소리 지른다 아직 너를 가지고 있기 때문, 스치는 의미 없는 눈빛에도 움찔거린다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 혼자만 들리는 소리에 발걸음 멈춘다 아직 너를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 머릿결 움직이지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07.26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몽돌 박숙이 까무잡잡한 것이 억수로 시달린 것이 땡글땡글 반들반들 매력적인 것이 참 각도 없이 맹랑한 것이! 몸 굴리는 소리도 저리 야성적인 것이! -출처 : 시집『활짝』(시안, 2011) -사진 : 다음 이미지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07.05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창덕궁은 생각한다 정우영 내일을 향해 나는 낡아간다. 틀림없다, 미래를 향해 손 벌릴수록 나는 하염없이 낡아간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어김없이 낡는다. 새 생각일수록 흐려지는 것이다. 온전..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06.19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계단 아래서 주운 것 홍종빈 계단 아래서 어슬렁거리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덩어리 하나 주웠다 너무 따뜻하고 낯익어서 뒤집어 보고, 맛보고, 냄새를 맡아 보니 그것이 바로 내가 한평생을 그토록 찾아 헤맸던 행복 그것이었다 계단 위에서..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06.11
詩하늘 진흙을 빠져나오는 진흙처럼 오정국 매미가 허물을 벗는, 점액질의 시간을 빠져나오는, 서서히 몸 하나를 버리고, 몸 하나를 얻는, 살갗이 찢어지고 벗겨지는 순간, 그 날개에 번갯불의 섬광이 새겨지고, 개망초의 꽃무늬가 내려앉고, 생살 긁히듯 뜯기듯, 끈끈하고 미끄럽게, 몸이 몸을 .. 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201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