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마당/예향 산책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은빛강 2010. 10. 14. 18:56

고즈넉한 전통마을…600년 정취 살아 숨쉬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경주 양동마을, 안동 하회마을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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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에 들어서면 기와지붕이 화려한 '향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노모 봉양을 위해 관직에서 물러난 회재 이언적을 위해 중종이 하사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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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에 있는 월성 손씨 종가 '서백당'의 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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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대에서 내려다 본 안동 하회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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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의 삼신당으로 향하는 골목길의 돌담과 흙담.

양동마을
골짜기마다 아기자기한 집들
유교적 전통 고스란히 간직
무첨당 등 세련된 조선건축도

하회마을
강줄기 바라보는 방사형 마을
기와집 돌담·초가집 흙담 조화
길거리 돌 하나하나에도 운치


지난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한껏 받은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에도 어느덧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벌판이 노랗게 물든 넉넉한 가을이 찾아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실사단이 방문해 찬사를 터뜨렸던 그 길을 그대로 따라 둘러봤다.

◇경주 양동마을=성종 15년, 1454년에 경북 청송 출신의 양민공 손소공은 경주에서 50리(20㎞) 정도 떨어진 양동마을의 류씨 집안 무남독녀에게 장가를 들어 이곳에 새 터전을 잡았다. 조선 전기인 당시만 해도 처가살이는 흠이 아니었으니 월성 손씨 가문의 입향조가 된 그는 이곳에 '서백당'이라는 집을 짓고 600년 가까운 씨족마을의 역사를 시작했다. 손소공은 결혼 2년 만에 과거에 급제하고 중앙정계로 진출했고 공신으로 토지를 하사 받아 이 지역에 탄탄한 뿌리를 내렸다.

양동마을은 주산인 설창산에서 네 줄기의 능선이 뻗어 물(勿)자형 지형을 이루는데 골짜기마다 아기자기한 집들이 들어앉아 있다. 이 마을에서 가장 깊은 자리,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집이 월성 손씨 종가인 서백당이다. 참을 인자를 백 번 쓰는 선비정신을 뜻하는 '서백당'은 풍수가 탁월해 영남의 4대 길지 중 하나로 꼽힌다. 집터를 잡아준 풍수가는 혈맥이 응집된 이곳에서 "3명의 위인이 나온다"고 예언했다 하는데 그 첫 인물이 손소공의 차남이자 조선의 청백리 충신인 손중돈, 두 번째 인물이 이곳을 외가로 둔 문원공 회재 이언적이다. 세 번째 인물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며 동네 사람들은 은근한 기대를 품고 있으며 손씨 문중은 외손 이언적의 사례를 되새기며 "딸에게는 (출산을 위해) 안채를 내줘서는 안 되겠다"는 농 섞인 얘기가 돈다. 종가의 사랑채 마당에는 집과 나이가 같은 아름드리 향나무가 구불구불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으며 마을 전반의 빼어난 경관을 내려다 볼 수 있다.

걸어서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는 여강 이씨의 종가 무첨당(보물 411호)이 있다. 1508년에 지어진 여강 이씨의 종가이며 회재 이언적의 부친이 살던 집이다. 조상에게 욕됨이 없게 한다는 뜻의 무첨당은 이언적 선생의 맏손자인 이의윤의 호에서 유래했다. 별당 기능을 중시한 세련되고 간결한 솜씨의 조선 건축을 볼 수 있다.

마을 초입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향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언적이 노모의 병환을 돌보겠다고 사직을 표하자 만류하던 중종이 1543년에 하사한 집이다. 때문에 당시 궁에서나 쓸 수 있던 두레기둥을 사용했으며 파리 눈 모양의 한옥 장식인 화련대공을 사용한 것이 특이하다. 처음엔 흥(興)자형 99칸 집이었으나 지금은 56칸만 남았다. 회재 선생이 중앙으로 이임하자 동생 농재 이언괄이 물려받아 평생 노모를 모셨으며 지금은 농재의 16대 종손 이욱씨가 서울의 대기업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부터 종가를 지키고 있다.

유교적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양동마을은 기와와 초가가 공존하는데 초가집은 부자 양반의 기와집보다 조금 낮게 위치해 계층 차이를 반영한다. 마을에서 들판으로 나가는 길목 옛날 주막 자리였던 '정순이가옥'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나무울타리와 흙담이 애틋한 향수를 자아낸다. 정순이 할머니는 관광객에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꼿꼿이 사는데 햇볕에 말리는 빨간 고추과 처마에 매달린 양파ㆍ마늘 등이 생의 고마움을 일깨우는 풍경을 전해준다.

◇안동 하회마을=경주에서 200㎞ 남짓 떨어진 안동 하회마을은 우선 마을 서북쪽 강 건너 절벽인 '부용대'에 올라 전반적인 지형을 살펴본 다음 세부탐사를 시작하는 게 좋다. 왜 '강물이 돌아나간다'는 뜻의 하회(河回)라 부르는지, 왜 이 마을의 지세를 물 위에 연꽃이 떠오른 '연화부수형'이라 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용대에서 본 마을의 집은 종가인 '남촌댁'을 제외하고 제각각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한옥의 기본은 남향이나 이곳은 강을 바라보는 '방사형'으로 마을이 이뤄졌다. 마을 형세가 짐을 가득 실은 배(船) 같다고 하는데 배에 구멍을 뚫으면 안 된다고 해 우물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부용대에서 일년에 딱 두 번 열리는 '선유줄불놀이'는 지역 명물이다. 요즘식으로 일종의 불꽃놀이인데 뽕나무로 만든 숯을 가늘게 찧어 소금을 넣고 50㎝ 길이의 가는 막대를 만들어 불을 붙이면 소금의 나트륨이 타면서 탁탁 거리는 소리와 불꽃을 낸다. 양반 문화의 하나로 선비들은 강에 배를 띄우고 시를 읊으며 이를 즐겼다고 한다. 매년 9월 마지막주부터 10월 첫주까지 열리는 '하회 탈 축제' 기간 두번의 토요일에 볼 수 있다.

부용대에서 나루터로 내려오는 길에 서애 류성룡이 1586년 지은 '옥연정사'를 만나볼 수 있다. 맑은 물이 옥빛 같다고 해 옥연(玉淵)이라 불리는데 서애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난 후 임진왜란에 대해 기록한 징비록을 쓴 장소로 의미가 깊다.

절벽 아래서 강 건너 마을까지는 나룻배가 사람을 실어 나른다. 원래는 노를 저어 이동하는 것이었으나 최근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배에도 모터를 달았다 한다. 나루터 근처에는 한류스타 류시원의 집도 있다. 서애 13대 지손인 류시원의 인기로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으며 단아한 현대식 정원이 아름다운 곳이다.

류성룡의 종택인 '충효당'은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는 서애의 말을 따라 이름이 붙었다. 대문에 들어서면 한눈에 보이는 현판의 전서체 글씨는 화재로부터 집을 보호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했을 당시 문중 회의가 열려 "여왕도 여인이시니 손님용 사랑채보다는 안채를 내어드리자"는 결론을 내렸던 대청마루까지는 일반 관객이 들어갈 수 있다. 600년 역사를 짊어진 22대 종손이 안채에 살고 있다.

하회마을은 늘어진 감나무, 길거리 돌 하나에도 운치가 서려 있다. 그 중 삼신당으로 들어가는 골목길이 가장 빼어나다. 왼쪽에는 기와집의 와담이, 오른쪽에는 초가의 흙담이 대비와 조화를 이룬다. 사람들이 제각각 빌어놓은 '소원쪽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삼신당은 정월대보름 하회탈춤이 시작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의 또 다른 중심인 '북촌댁'은 1797년 류사춘이 짓고 증손자 류도성이 1862년에 증축한 집이다. 규모가 웅장하고 대갓집의 격식을 완벽하게 갖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이다. 큰 사랑채 뒤편의 소나무가 하회마을을 감싼 강물과 같은 형상을 이룬다.

이곳 안동은 인구 17만 명이 채 안 되는 지역임에도 47개 씨족마을과 87개 종가를 갖고 있다고 하니 명실상부한 양반 고을임이 분명하다.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10-14 14:05
하회·양동마을 ‘세계속 班村’ 으로 키운다
경북도 ‘관광메카’ 본격화
▲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경북도청 제공
경북도가 지난 8월초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을 보존하고 관광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경주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 등 굵직한 국제 행사에서 두 마을을 적극 홍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

14일 경북도에 따르면 세계유산 등재후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하회·양동마을 보존·관리를 위해 ‘경북도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연말쯤 제정하기로 했다. 또 두 마을을 통합, 보존·관리하기 위해 구성한 ‘역사마을 보존협의회’를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두 마을 출신 인사와 거주 인사를 6명씩 추천받아 법인화를 위한 별도 조례를 만들고 이 법인에서 두 마을을 보존·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마을의 인프라 구축과 관광자원개발을 위해 ‘세계문화유산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제정도 국회에 촉구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 9곳의 세계유산과 달리, 두 마을은 사람이 사는 ‘역사마을’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인프라 확충과 관광개발 지원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특별법이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는 아울러 두 마을의 편의·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하회마을의 경우 23건 767억원, 양동마을은 11건 486억원의 내년도 사업예산을 지원해줄 것을 최근 문화재청에 요청했다.

양동마을은 고가옥 20채와 배수로 및 하천을 정비하고 유물전시관과 홍보센터를 건립하는 한편, 주차장(500대)도 확충할 예정이다. 유물전시관은 건축면적 1650㎡,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지며 양동마을 모형 전시관, 고서적 등 문화재를 보관하는 수장고 등을 갖추게 된다. 하회마을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방도 916호선(풍산∼상주간 35㎞)을 확장·포장하고 국도로 승격시켜 2012년 개통할 방침이다. 또 현재 건립중인 안동 전통한옥호텔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기에 문을 열 계획이다. 두 마을의 홍보·교육을 위해 전시실, 영상관 등을 갖춘 세계유산센터도 건립하기로 했다.

도는 이에 앞서 경주시와 함께 화재 등 재난 예방을 위해 양동마을에 22억7000만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주요 길목에 폐쇄회로(CC)TV 56대와 불꽃 및 연기 감지기 33대, 차량번호 인식카메라 6대 등을 설치 중이다. 특히 화재에 즉각 대처하기 위해 방재시스템 상황실을 운영하고 두 마을 곳곳에 화재 진화용 스프링클러도 설치할 계획이다. 도는 이와함께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경주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 오는 19일부터 3일 동안 대구에서 열리는 제9차 세계한상대회 등 앞으로 개최되는 각종 국제행사에서 이들 마을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국제 행사에 참가하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반촌(班村)인 두 마을의 독특한 생활상을 소개하는 투어코스를 마련하고 떡메치기, 다도 등을 체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기로 했다”며 “특히 감동적인 해설과 안내로 시선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경창 경북도 정책기획관은 “두 마을을 세계 곳곳에 전파시켜 현재 연간 평균 5만~10만명 정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앞으로 크게 늘어나도록 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두 마을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관광자원화해 우리 전통문화를 자손 대대로 간직하는 ‘세계 속의 반촌마을’로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안동맛집) 안동하회마을의 필수코스, 전통한옥의 ‘풍전한정식’
 
서지혜기자
▲     © 100년 전통한옥의 풍전한정식



안동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이며, 정신문화와 도덕적 가치를 온 국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승화시켜 나가는 지역이다.

안동하회마을 역시 전통적인 유교문화 생활양식을 오랜 역사 속에서도 잘 보존해 온 가장 한국적인 곳이다. 1984년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안동하회마을은 600여년 전통유교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현재에도 130여 가구가 집성촌으로 이루어져,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치가 있는 곳이다. 

안동하회마을 인근에 약 100년 역사의 전통 한옥집에서 우리의 한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풍전한정식’이다. 연안 송씨 교리공파 27대손인 송혁종씨가 이 집을 개조하여 우리의 전통한옥과 전통한식의 조화를 이루어낸 맛있는 집, 멋있는 집이다.

‘풍전한정식’(대표 이수영)은 서울이 고향인 이 대표는 27대손 송혁종씨에게 시집온 후 제사음식을 준비하면서 한정식집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가옥과 전통음식의 만남으로 안동, 특히 하회마을을 찾는 사람들에게 우리전통 한정식을 대접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다.

▲     © 인기메뉴 안동비빔밥

풍전한정식에서 인기 있는 메뉴는 안동비빔밥이다. 안동 지역에서 나는 9가지 나물이 들어가는 비빔밥은 고추장 대신 조선간장으로 비비는 것이 이색적이다. 전통적으로 양반들이 먹던 비빔밥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여기에 탕국, 간고등어, 녹두빈대떡, 문어 등이 어우러진 밥상은 그야말로 전통음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킨 안동고유의 음식이다. 

이밖에도 풍전양반밥상, 풍전한정식, 풍전특정식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전통밥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안동의 명물인 안동간고등어, 안동한우불고기, 안동찜닭 등은 안동소주와 함께 전통한정식을 맛보러 오는 미식가들의 입을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100년 전통의 한옥에서 나오는 고풍스러운 멋과 전통 음식의 맛이 어울러져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우리전통문화의 격조 높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게 한다. 

풍산우체국 뒤에 위치한 풍전한정식은 주로 상견례 손님이나 가족의 중요모임 등의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안동하회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빠질 수 없는 한정식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KBS 무한지대큐와 아리랑 TV에서도 한국의 멋과 맛을 알 수 있는 집으로 소개되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     © KBS 무한지대큐 방송화면 캡쳐

몇 년후면 안동하회마을 인근에 경상북도 도청과 고속버스터미널이 들어선다고 한다. 안동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의 안동하회마을 맛집에서 경상북도도청맛집, 안동터미널맛집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우리전통한정식을 맛 볼 수 있는 맛집으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약문의 : 054-858-4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