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이야기/유기견의 수호천사들

<아지트 천사들의 일기> 옛날 이야기..

은빛강 2011. 6. 13. 22:59

<아지트 천사들의 일기> 옛날 이야기..

한때 천하를 호령하던 아지트 1호 호랑이 '하우'

이제는 더 쎈놈들이 치고 들어와 밀리고 밀려

잔챙이 아가들 방에서 골목대장 노릇이나 한다는 글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 예전 사진을 찾아 봤더랬습니다

 

남촌동에 처음 아지트를 준비하던 시절

하우스 터에 이미 자리잡은 초라한 비닐 움막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래 우측 사진

좌측은 우리가 만든 남촌동 하우스 아지트 입니다)

허름하기 그지없고 .. 뜬장 아래에는  똥이 쌓이고 쌓여 석회를 이루다

뜬장까지 뚫고 올라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었던..

바로 옆에는 이동식 화장실이 쓰러진채 방치되어있었고..

물그릇 밥그릇은 비어 동댕이 쳐져 있었고

뜬장 바로 옆에는 말라죽은 강쥐사체까지..

그 때 의 그 악취란...

그 처참한 뜬장 안에 누더기 두마리가 살고 있었죠.

하우와 수 입니다..

 

 

 

며칠 공사가 진행되자..

그 뜬장을 뚫고 탈출해서

마침 벽돌을 깔고 있던 우리들에게

달려 오더군요..

마치 쇼생크 탈출을 재현하는듯.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으로..

배가 고파서..

목이 말라서..

사람이 ..그리워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시던 초창기의 하우

신입 아가들에게 실력행사가 지나쳐 이렇게 홀로 스스로 따를 당하기도 했었습니다

 

 

 

 

 

 아지트의 성장과 함께 나이들어 가는 하우 와 수..

이젠 비록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어

뒷방으로 밀려나고..

백내장이 찾아와

눈멀고 귀먹고 ..

 하극상에 상처 받고 있을지라도.

너희와 함께 한 어렵고 힘들었던 그 시간만큼

 

사랑한다.. 하우야.. 수야...

 

 

 

 

 

그러고 보니 레오도 보이네요

요렇게 아가로 입소하여

아지트 마스코트가 되어

온갖 귀염동이 역할을 자처하며..

 

 

 

 

 

딱 요만큼 크니까..

예쁘다고 손가락 걸고 업어가더니..

 

 

 

 

쓴물 단물 다 빼먹고..

요만큼 크니까.. 못 키우겠다며.. 돌려보냈더랬죠..

그동안 데리고 노느라 즐거우셨습니까????

 

 

 

 

마당있는 집으로 꼭 보내주마.. 레오

귀한 대접 받고..

큰소리 치고 살수 있도록...

 

 

 

사진 속엔 동구도 있더군요..

너무 말라 등까지 굽어 있던

이 아이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우리 모두..

 

 

우째 이런 일이...

조기 위 레오 귀를 개껌으로 착각한 코카 실버엄마 한 번 등장 하까나... 

 

 

 

 

어느덧 조금씩 굽었던 등이 펴지고

살이 차오르면서..

슬금 슬금 본색이....

하우를 밟아버리기 시작 했더랬죠... ㅎㅎ

 

 

 

 

동구보다 더 기가 쎈 엄마가 꼭 오실거야

시간이 많이 걸리면...?

그럼.. 쩌어기.. 부산에서.. 아마도 ㅋㅋㅋㅋ

기다려 동구야..

약속~~~

한번씩 너무 마음이 힘들고

혼돈이 오고..

확신을 잃을때 마다..

지나간 시간 속에 함께 있어준 너희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곤 해..

 

사랑한다..

아가들아..

 

이 조강지첩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