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싱그러운 봄기운처럼, 벤츠 뉴 B클래스

은빛강 2012. 4. 13. 22:20

[시승기]싱그러운 봄기운처럼, 벤츠 뉴 B클래스[20]

 

해상도에 맞는 최적화된 이미지 보려면?포토뷰어


이젠 더 이상 마이비가 아니다. 체급이 작고 다른 형제들과 이미지가 다르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가명을 써야만 했던 B클래스가 이제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롭게 출시됐다. 뉴 B클래스는 기존과 다르게 디젤엔진을 얹고 듀얼클러치를 적용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띈다. 봄기운이 팍팍 느껴지는 뉴 B클래스를 만나보자.

글 / 김동현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사진 / 양봉수 기자 (메가오토 컨텐츠팀)
편집 / 김정균 팀장 (메가오토 컨텐츠팀)


새로운 B클래스와의 첫 대면. 멀리서 보면 구형과 비슷하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한층 커진 체급을 느낄 수 있다. 날렵하게 디자인된 헤드램프는 최근 추세에 따라 LED 방향지시등을 적용하여 고급스러움을 살렸고, 안개등 자리에 LED 주간 전조등이 자리 잡았다.


전체적인 몸매는 뭉툭하지만 날카로운 라인들이 조화를 이루며 굉장히 세련된 느낌을 전해준다. 리어램프도 헤드램프와 그 맥을 같이한 디자인으로 면발광 램프를 적용하여 시인성을 높였다.


실내는 외관보다 더 큰 변화를 이뤘다. 슈퍼카인 SLS에서 빌려온 에어컨 송풍구는 최근 출시된 벤츠 모델들의 공통적인 특징.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함께 스포티하게 디자인된 센터페시아는 전체적인 재질과 조립 완성도 또한 훌륭하며, 빈틈없는 구성 역시 이 차가 벤츠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구형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바로 변속기 위치.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 휠 뒤에 칼럼식으로 마련되고 패들 시프트도 적용됐다. 덕분에 넓어진 센터 터널에는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편의성을 높였으며, 수동식 사이드브레이크 레버도 전자식 파킹브레이크로 변경되어 깔끔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국내에 수입된 뉴 B클래스의 심장은 1.8리터 디젤엔진 한 가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무난한 수치를 기록하지만, 1,600~3,000rpm의 넓은 구간에서 플랫하게 발휘되는 최대토크가 인상적이다. 엔진과 결합되는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 뉴 B클래스의 퍼포먼스가 은근히 기대된다.


시동을 걸고 시트 포지션을 알맞게 조절하려는데 전부 수동식. 벤츠에서 수동조절 시트라니. 하지만 차급을 감안하면 전혀 아쉽지 않다. 오히려 몸을 편안하게 받쳐주는 착좌감 훌륭한 시트가 만족감을 높여준다. 제아무리 다기능 전동식 메모리 시트가 달린다 해도, 정작 실제로 앉았을 때 불편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뉴 B클래스는 수동 조절 시트로도 칭찬을 자아낸다. 화려한 옵션으로 치장하는 것보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출발, 가벼운 엑셀레이터를 지긋이 가져가면 차체는 부드럽게 발진한다. 엔진 회전수에 상관없이 고르게 발휘되는 최대토크는 뉴 B클래스를 언제든지 묵직한 감각으로 밀어붙이며, 엔진 소음 또한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작은 배기량의 디젤엔진이기에 폭발력은 부족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회전감각은 칭찬할 만한 부분.


7단 듀얼클러치는 1.8리터 디젤엔진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빠른 변속과 완벽에 가까운 동력전달은 모든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의 공통적인 특징. 기자는 개인적으로 듀얼클러치 미션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만을 결합하여 편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은 첨단 변속기이긴 하지만, 변속과정에서의 울컥거림은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포르쉐의 8단 A/T처럼 빠른 변속이 가능한 기존의 유체클러치 방식을 더욱 선호했었다.

그러나 뉴 B클래스는 듀얼클러치의 장점에 부드러움이라는 최고의 소스를 곁들였다. 듀얼클러치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변속감을 선사한다. 계기판을 보지 않는 한 변속과정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하여 적극적인 주행을 시도할 경우에도 빠르게 움직이는 타코미터 바늘과 달리 차체는 미세한 움찔거림만 겨우 전해올 뿐이다.


소프트한 느낌에 적당히 단단한 감각이 살아있는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주행 안전성을 동시에 실현했다. 높은 차체로 인한 바디롤은 느껴지지만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어지간해선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브레이크와 차체강성은 파워트레인을 이겨야 제대로인데, 뉴 B클래스는 개발 컨셉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만족스러운 기본기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의 내용만 보면 뉴 B클래스는 완벽에 가까운 차로 칭송될 수 있겠지만, 벤츠답지 않은 가벼운 핸들링이 유일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시내주행에서는 편안하다가 속도를 높일수록 묵직한 감각으로 다가오지만, 스포티한 주행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긴장감이 늦춰지지 않는다. 여성 오너에게는 반대로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구형 B클래스(마이비)가 유유히 지나간다. 신형 B클래스는 전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했으며 상품성과 경쟁력 또한 월등하게 높아졌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일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는 것에 동의한다. 뉴 B클래스는 싱그러운 봄기운처럼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