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자동차

2018년 아반떼

은빛강 2018. 8. 31. 13:28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삼각형',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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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호의 디자인 돋보기]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내·외장 디자인이 사진으로 선 공개됐다. 그동안 유출 사진을 보고 사람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기 때문에 과연 실제로 어떤 디자인일지 자못 궁금하던 차였다. 물론 출시는 다음 달로 예정되어 있어서 아직은 그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과 실물에는 사실 많은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실제 차를 보기까지 기다릴 수가 없어 나름의 분석을 해 보기로 했다.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고 독자의 몫일 것이다.

 

아반떼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지금껏 준중형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물론 최근에는 아반떼의 주 소비자층이 공간의 효율성과 개성을 갖춘 소형 SUV와 중대형차로 많이 이동해 예전의 명성에는 약간 금이 가 있는 상태다. 어쨌건 준중형급의 차량은 디자인적으로는 가장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차여서 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에 적합한 차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아반떼 시리즈 중 가장 혁신적이었던 모델은 아반떼 MD였을 것이다. 이전의 아반떼에 비하면 그 다이나믹한 볼륨과 개성 있는 프런트 그리고 리어 마스크가 소비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뒤를 이어 나온 아반떼 AD 역시 현대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라는 모던한 디자인 언어를 입고 단정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된 효자 모델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뭔가 특별함이 있어야 할 듯했다. 그런데 정말 뭔가가 특별하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디자인은 솔직히 기존 아반떼 AD의 단정한 이미지에 비해 상당히 와일드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특히 프런트의 인상은 날카로운 삼각형의 헤드램프로부터 단단하고 육중하게 조각된 하단범퍼로 인해 마치 야수와도 같이 강렬하다. 아울러 기존의 사이드 캐릭터라인으로부터 리어램프로 이어져 맺음 지어지는 날카로운 라이트 시그니처 역시 기존의 아반떼 AD보다 강렬한 인상을 연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 시장에서 차별화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일단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인상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과감하게 쓰인 삼각형의 조형 요소이다. 삼각형은 사실 그 동안 자동차에서 금기시 되는 조형이었다. 이런 특별함은 어디에서 비롯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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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E 콘셉트(2010)

모르긴 몰라도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는 아반떼 AD가 출시된 이후 그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것이다. 즉 2016년경에 페이스리프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고 여겨지는데 이 시기에 현재 현대차 디자인센터의 부사장인 루크 동커볼케가 디자인 수장으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물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있긴 했지만 실질적인 리더가 된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루크는 현대차로 오기 전에 벤틀리 디자인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고 람보르기니의 디자인수장을 역임했다. 그 외에도 아우디와 세아트 그리고 스코다에서의 활약도 잘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끌 만한 디자인으로는 그가 세아트의 디자인 디렉터로 있을 때 선보였던 Ibiza와 IBE 콘셉트가 있다. 지금 선보인 아반떼의 날카로운 삼각형 조형이 두드러진 모델이었다. 아마도 루크 동커볼케가 현대차 디자인의 수장이 된 시점에서 최단시간에 자신의 색깔을 현대차 디자인에 담아내기에 가장 적절한 조형이 삼각형으로 대변되는 강렬함과 정교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삼각형이 주는 이미지는 간결하고 강하다. 안정감이 있지만 그 비례에 따라 강한 운동감과 함께 방향성을 나타내는 조형 요소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의 차량의 램프가 원형 또는 사각형인 데 반해 삼각형이 주는 이미지는 확실히 방향성과 집중감이 강조되는 눈에 튀는 조형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장점으로 본다면 사이드 캐릭터라인이 그릴로 이어지는 강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이다. 또한 새롭게 선보이는 각진 마름모꼴 캐스케이딩 그릴과 조화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강렬한 프런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범퍼 하단의 포그램프도 삼각형을 사용함으로써 통일감을 줌과 동시에 헤드램프와 포그램프의 삼각형이 연출하는 묵직하고 세련된 볼륨을 만들어 전반적인 조형미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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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라이트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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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E 콘셉트의 라이트 시그니처

리어는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위주로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프런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형의 자유도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프런트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대신 테일램프의 라이트 시그니처 형상을 날카롭게 처리함으로써 프런트와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세아트의 IBE 콘셉트의 테일램프 시그니처와 유사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페이스리프트는 기본적으로 도어와 루프를 비롯한 주요 차체를 유지하면서 프런트와 리어의 일부를 변경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연출해야 한다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쉽지 않은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나 전작인 아반테 AD와 같이 소비자의 평가가 좋았던 차의 페이스리프트는 디자이너들에게 더욱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는 결과적으로 기존 아반떼의 안정감에 최소한의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추측하건대 디자인 수장인 루크 동커볼케가 지향하는 철학을 담아내기 위함이 아닐까? 사실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페이스리프트에 쓰는 데는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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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는 오히려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최근 현대가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현대차 디자인 언어가 그 힌트가 될 것이다. 르필루즈를 필두로 전개하고 있는 새로운 현대 디자인의 방향성이 온전히 담길 차세대 쏘나타를 비롯한 후속 작들에서 그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기에 앞서 시간적인 공백을 메우고 동시에 소비자의 궁금증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일부 이미지를 적용하여 새롭게 선보일 현대 이미지를 서서히 펼쳐내려는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만 새로운 방향성이 상당히 공격적이어서 기존 아반떼의 바디에 어울리는 옷일까 하는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사이드와 프런트 그리고 리어가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지는 않으냐는 것이다.

 

실제로 도로에서 만나게 될 아반떼는 일단 강렬할 것으로 보여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바디와의 조화에 관해 얘기했지만 보기에 거북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내달 출시되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에 쏠릴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기존 아반떼의 명성을 뛰어넘어 그간 다소 부진했던 판매량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새로운 현대차의 디자인 방향성을 알리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송인호

 

송인호 칼럼니스트 : 현대·기아차와 미국 GM에서 18년간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는 오피러스, K7을 비롯 쉐보레 볼트, 캐딜락 ELR 등이 있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의 주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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