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식 시인의 '육필문학 세상' ]
'어머님 고향 가시며'
궁전보다 무거운 건
고향하늘쯤이더가
어머님 지친 몸으로
버스에 오르시며
자꾸만 故鄕山川을
미리 보고 우신다.
세월은 따가운 소금
곱던 얼굴 절여놓아
산빛 물빛 다 물들은
어머님 젖은 눈매
탈없는 인생의 길을
나도 저리 걸을 건가.
수수밭 흔들고 가는
한떼 가을바람처럼
어차피 흘리고 말
운명의 강을 두고
그래도 고향 못잊어
저러기를 하실까.
― 임종찬, <어머님 고향 가시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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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과 감상
시조시인 임종찬(林鍾贊 · 1945 ~ ). 경남 산청 출생. 현재 부산대학교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문학 박사. 시조집 [靑山曲(`74)],[내 조국아 하늘아(`77)], [호롱불(`84)], [대숲에 사는 바람(`94)],[고향에 내리는 눈(`99)], [논길이 보이는 풍경(`00)]외 다수의 시조문학 논문집과 , 수필집 [간직하고 싶은 우리의 정서들을 위하여(`96)]등을 상재 했다. 임종찬은 줄기차게 부산대에만 머물며, 大港 부산에 뿌리내려 시조 하나만을 노래하고 있다. 주로 서정을 바탕에 깔고 날로 빛 바래져 가는 고향 산천을 아름답게 채색 하는데 심혈을 기우려 오고 있다. 또 하나의 오륙도가 아련한 손짓으로 금정산 자락에서 이울댄다는 것은 무척이나 푸근함으로 다가 선다.
- 자료(육필) 소장 및 해설 : 박영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