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이야기/유기견의 수호천사들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1. 2. 9. 19:23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공은 둥글다

 

박노해

 

 

배고파 우는 아이야

무서워 우는 아이야

 

그만 눈물을 닦고

우리 축구를 하자

 

우리는 이겼다, 우리는 졌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즐겁다

 

해는 저물고

돌아가는 집안에 빵은 없어도

 

공은 둥글다

지구는 둥글다

 

우리 눈물은 둥글다

우리 내일은 둥글다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 2010)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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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공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그 공을 완전하게 지배한 자가 없다

그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은

모두 공상가이거나 독재자다

 

공은 자유다

공은 생명이다

공은 공유이다

함께 할 때 좋다

 

공은 마음대로 다룰 수 없는 거다

축구의 귀재 매시도 더러 실수한다

지구를 지배한 자는 아직 아무도 없다

영원한 헛꿈일 지도 모른다

사람답게 나누며 배려하며 살 일이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