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동행

은빛강 2011. 4. 22. 14:20

동행

박찬현

 

 

봄비가 흠뻑 내린 날

골목 바람 손잡고 걸어보았다.

그 길에 시선이 머무는 곳이 하나 있었다.

독거노인들이 함께 거주하기도 하고

이웃의 어르신들이 들려서 문화적인 공간으로 이용하는 [자유의 집]

그 마당에 가지치기를 한 뒤 식수한 나이 든 목련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그 목련나무에는 새롭게 돋아 난 여린 가지들은 그다지 많은 꽃을 개화 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굵은 두 기둥에 여린 가지가 꽃을 한 송이씩 피웠다.

 

 

 

며칠 피다 지고 마는 봄꽃이지만 그 모습이 새롭다.

함께 봄날의 햇살을 받으며 고요히 피어나서 세상을 보고

차가운 봄비도 함께 입어보고

이웃 매화들의 소식도 바람에 전해 듣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빗물에 몸을 씻고 있다.

정녕 외롭지 않은 그들 모습은 아름다움이다.

 

길지 않은 한 세상

저 짧은 생애의 목련화처럼 살다가는 것,

세상 그 무엇이 부러울 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