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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옹기장' 해남 유영채씨

은빛강 2011. 11. 12. 00:46

 

<사람들> 젊은 '옹기장' 해남 유영채씨
"우리 옹기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

(해남 =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사라져 가는 전통옹기의 맥을 잇는 젊은 옹기장의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 해남군 송지면 금강리 유영채(48)씨로 지난해 '땅끝 전통옹기'라는 공방을 마련하고 장독 등 옹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공방의 옹기는 전량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져 살아 숨쉬는 옹기 본연의 장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씨는 요즘 기계화된 방식으로 옹기가 대량 생산되면서 전통옹기를 찾아보기가 어려워 졌다고 한다.

옹기는 찰흙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모래알갱이가 그릇에 미세한 공기구멍을 내서 적당한 습도와 통풍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아무래도 기계로 찍어내 그대로 붙이면 옹기 특유의 특성이 사라진다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작으로 옹기를 만드는 일은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일이 흙을 치대고, 여러 개의 판을 이어붙이면서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은 녹록지않다.

이 때문에 한 사람이 온종일 만들어내는 옹기가 최대 8말(160ℓ) 기준 8개 정도다. 여기에 솔잎 재와 부엽토 등 자연에서 얻어낸 순수한 재료를 이용, 천연 유약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음식이 직접 닿는 그릇이기 때문에 특별히 유약 제조에 심혈을 기울이는 유씨의 옹기는 합성 유약을 쓴 옹기보다 색깔이 옅은 것이 특징이다.

장을 담가 먹는 가정이 줄어들고, 가볍고 실용적인 용기들이 넘쳐나면서 옹기를 만드는 옹기장의 대부분이 60~70대일 정도로 전통옹기의 설 자리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대학에서 도자기를 전공한 유씨는 10여 년 전부터 옹기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발효 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옹기다. 이렇게 좋은 옹기의 맥이 끊기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 고향인 땅끝에 옹기공방을 차리게 됐다.

최근 웰빙 생활과 전통장류 사업들이 다양하게 추진되면서 수작업으로 옹기를 만든다는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이 많이 늘어 다행이라는 그는 우리 옹기를 생활 속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것을 넘어 땅끝을 전통옹기의 우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유씨는 8일 "땅끝을 찾는 관광객들이 옹기를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전통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