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성찰-2 -[날개]

은빛강 2011. 11. 25. 09:44

 

성찰-2 -[날개]

     박 찬 현

 

 

허공을 다스리는 혹한 바람에

이끌려 미욱한 날개가 찢기고

부러져 꿈의 창공을 져 버린 날

 

신에게 목숨을 걸고

받은 날개는

허공을 가로질러

길고 크게 날개 짓을 해

아주 먼 곳 까지 비행했다

 

오래 된 거대한 숲을 지날 때

높게 자란 거목(巨木)의 가지에

날개가 걸려 찢어지고

작은 새들이 사정없이

생채기를 쪼아 댔다

 

날개의 형체를 잃어버린

육신은 땅 위로 추락 하고

목숨은 신의 약속이 되고

실추된 명예의 나날

 

주검은 깊고 어두워 공기마저 무거운

시간이 멈춘 침묵의 골짜기

그 속에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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