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사제의 후원.6-박찬현
-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관저-
옹기장이 자녀로 태어나시어
어머니 손을 잡고 성소 길에
홀로 서신 긴 그림자 하나가
이야기 한다.
아름다운 가정 꾸려 옹기종기
둘러 앉아 간소한 소반 행복
꿈 꾸셨던 일상의 시간들,
척박한 신앙의 터전 기슭마다
103위 순교 성인들의 성혈이
깊게 물든 한국의 천주교 개화는
산천이 울긋불긋 진달래 여민 빛
혹시라도 당신을 여윌 양이면
천연히 당신 품에서 잠들겠노라며
서늘하게 허공 내리치던 칼날에
표표히 진달래 꽃잎 지천에 흩날린
그 영혼들의 노래가 보라색 참꽃 되어
노사제의 후원에 청아한 미소 띠고
피어난 역사 속 영령들이시네,
저녁노을 사이 피어오르는 꿈 하나
그 소박한 가정이 해넘이로 지고
노사제의 후원 天主님 향한 영원한 노래
그 영령들의 진달래 참꽃 화음으로 피어나
貧者가 드리는 미사전례 영원한 꿈 되었네,
분향 피워 위로하는 영혼의 위령제
한국천주교 개화의 낭랑한 씨앗이 천지에
뿌리를 내리는 구도자의 양지바른 밭이니
노사제의 한밤은 기도로 맞이하는 평화
구원의 도구로 허허로이 쓰임을 다하셨으니
주님의 바람 한 줄기 상서롭게 흐르고 있어,
봄 햇살이 창호지 바르고 겸손 한 십자가
안으신 사제의 품안에 그윽이 쏟아져 내려
회색의 격변기 휘청거림 감싸준 그 햇살들
긴 여정 묵언 수행 어깨에 걸머진 십자가
순교성인들 무한 고통으로 빚은 십자가를
고귀한 고난과 함께 청빈한 무릎으로 지고
두 손과 마음으로 합장한 감사 기도의 시간,
하늘가 노닐던 별 개나리가 되어 흐르고
바람 한 줄기 성인들 함께 손잡고 출렁이네,
조각달 하나 띄운 곳 평화롭게 미소 짓는
노사제의 얼굴이 햇살 너울 아래 해맑다.
이 땅에서 하느님 자녀로 살다가 떠나가는
길목에 한사코 진달래 모두 피어 손 내민
그 꽃길 따라 하느님계신 곳 가시는 길
老사제의 후원 지천으로 흐드러진 진달래
영원한 꿈이 되어 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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