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2013년 1월8일 Facebook 첫 번째 이야기

은빛강 2013. 1. 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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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주곡

    밤 세워 끓어오르던
    용암 한 국자 퍼 올리듯
    선연한 핏빛 가래
    남양분유 깡통을 배불리던
    내 할머니

    요정 집 뒷골방
    여윈 손 뼈 마디
    굵은 동맥이 고통으로 감싸고
    하얀 버선 위에 그려 낸
    빨강 동백

    지금은 잊혀진
    버간디 빛 각혈이
    버간디 빛 장미꽃
    마주 할 때 마다
    얼음 꽃 위에 스며든 혈꽃(血花)

    육 손 의 아리따운 여인도
    내 할머니도
    칠흑 밤사이로 피워 낸 꽃
    이른 새벽 개천
    얼음장 아래로 흘려보낸 불꽃

    마감하는 삶은 고단한 일
    이른 봄 져 가는 동백의 강
    지는 날을 준비하는 겨울
    가고 옴을 예비 시키는 계절

    준비하는 시간은 은총의 시간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