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2013년 1월30일 Facebook 세 번째 이야기

은빛강 2013. 1. 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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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삶이란,

    민들레 잎사귀는 바닥에 활짝 퍼져 있습니다.
    길섶이나 낮은 들녘에 피어나기에
    동물이나 사람들이 밟아서 이기보다
    최대한 땅과 밀접함으로 인해 겨울 대지의 온기를 받고
    뿌리는 좀 더 깊이 흙 속으로 뻗어 내리기 위함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가 늘 접하거나 더러 귓전을 흘려가던 구절이 있지요
    "낮아지십시오."라는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한 단어나 구절이요.
    사실 그 의미대로 그리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불가항력적인 외부적인 사안에 의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 까지도 자율의지는 아니죠.
    내 안에서 나란 존재와 자연스런 합의가 이루어 졌을 때만이 오롯이 자율의지인 것이지요.
    또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위해 먹느냐’는 부질없는 화두에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사람은 살기위해 공기를 마셔야 하듯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마시는 물도 기실 살기 위함이죠.

    이런 삶에 기본을 두고 가끔 그 단어의 존재를 해부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지구 자체가 태양계 원심력에 의해 또는 지구 속 핵이란 물질로 인해 중력이 절로 생겨나 허공에서 육신을 의지 할 곳이 없으면 바닥으로 곧장 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새들도 날개가 없으면 땅 위에 있어야 하듯이,
    여기에서 사람의 낮아짐이란,
    저에게는 이러합니다.
    모서리가 많으면 정을 맞듯이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는 "나"라는 존재가치를 들춰내는 일에 균형이 맞지 않는 행위나 말을 했을 때 오는 반응은 분명 도마 위 난타과정이 됩니다.
    그것을 느끼고 앎이 제분수를 안다 함이겠지요.
    쉽게 말해서 분수에 합당하게 살면 된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꼭 정해진 일이라면 그 무대에 나서게 되었지요.
    그러한 일련의 행위가 자신도 모르게 쌓이게 되면 분명히 세간의 눈살과 입살에 정을 맞곤 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꼴찌는 면해도 중간쯤은 갑니다.
    날개 없는 생물이 허공을 비상하려 했던 형국이라고 하면 맞을 겁니다.
    허니 얌전히 살아가면 타인의 비위를 거스를 일은 거의 없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리고 오지랖을 넓힌다고 해서 인격이 넓거나 높아지는 것도 아니거든요.
    기실 제 할일도 부지기수인데 봉사랍시고 시간을 너덜거리도록 쪼개 놓아봐야 가족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됩니다.

    그래서 살기위해 먹는 일을 부지런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돌보는 일이 먹고사는 일이며 제소임이란 평범한 진리를 이제야 깨달은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귀 막고 입을 많이 닫고 살면 그자리가 낮은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정이라고 해서 그저 편안 한 것도 아닙니다.
    어찌 보면 바깥세상보다 더 조심스러운 곳이기도 합니다.
    생업을 유지 할 때 밖이란, 타인과의 접촉이 과다한 스트레스를 유발 했다면,
    가정은 잠시 들어 와서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고 방전 된 몸을 충전하여 나가는 곳이기에
    그다지 얼굴 볼 일들이 없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한 가정이 알고 보면 더 세심한 상처들이 많았고 타인들 마냥 돌아서면 그만인 곳이 아니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오히려 자유롭고 만나야 할 사람들과 교류가 활발하기도 했습니다.
    직업상 작업을 하게 되므로 자존심만큼은 유별나게 키워 놓았습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자존심은 독약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유별난 자존심은 십자고상 아래서 시간과 함께 마모되어 가고 입은 애완견들과 대화 할 때 만 필요한 것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비천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하느님의 고상한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비천하게 낮아진다고 해서 가령, 죽음으로 이어지는 순교같은 일이 되는 것은 아니더군요.
    단지 민들레처럼 흙과 가장 가깝게 엎드려 생명을 위하여 뿌리를 내리는 일련의 삶이되는 것입니다.
    삶의 전체를 다 잃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씩 찾아서 조각 맞추기 하듯 살아가는 오늘은 저에게 있어서 기적인 시간이고 은총의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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