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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청소기 흡입구가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고요하게 내려앉는 자리
하루가 지나가는 시간의 길목
육신을 세워 두고 마음을 찾는다
늘 육신과 마음의 자리에
햇살과 하루를 올려 두면서
정작
우리의 그분이 계실 자리를
구태여 만들지 않았다
생각으로만 그러했을 뿐
그분을 실로 염려하지 않았다
저문 문밖에서 서성이시는
그분을 위한 빈자리가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세상 시간에서
지금 돌아 와 빈 자리에
걸레로 훔쳐보는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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