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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황 201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기획④-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

은빛강 2010. 1. 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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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황 2010년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기획④-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

지구 ''허파'' 열대우림, 해마다 460만ha씩 사라져...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사막화 급격 진행...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사막화 초기단계 편입돼... 지구촌 연 600-1000만ha 모래땅으로... 토양 침식 방지, 조림사업 등 국제간 연대 통해 해결해야


 
▲ 에티오피아는 산림이 전 국토의 2.5%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사막화가 심각하다.
이로 인해 식량부족이 만성화됐고 미국 가톨릭구제회(CRS, Catholic Relief Services)는 2008년 한 해에만 300만 명에게 미화 5340만 달러 상당 식량을 지원했다.
사진은 식량배급을 기다리는 에티오피아 주민들. 【CNS】
 


   '은행 잔고 한도를 넘어 돈을 쓰는 사람'. 2005년 유엔에서 펴낸 「새 천년기 보고서(Millennium Report)」는 인류의 생태 위기를 이렇게 비유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건조화, 인간의 자연 파괴로 특히 최근 들어 지구촌 사막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해 들어 발표한 제4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관련 네 번째 기획으로, '기후 변화와 사막화(desertification)'를 다룬다.


   #재앙으로 다가오는 사막화

   국제 카리타스는 지난해 11월 제15차 UN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 기구, 40여 개 국제단체들과 함께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안에 사막화 문제도 거론됐다.

 "이르면 2020년께 열대, 아열대 지역 기온은 섭씨 2~3도(화씨 3.6~5.4도) 가량 오를 전망이다. 이같은 기온 상승은 건조(arid), 반 건조(semi ari), 건조한 반 습지(dry sub-humid) 지역 초지 생산성이 40%에서 90% 가량 줄어들고, 동시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의 사막화가 급격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뜻한다.…"

 가톨릭개발기구협의체(CIDSE) 콜리나 샤키 정책간사도 지난해 12월 당시 코펜하겐 총회장에서 "사막화가 늘어나면 가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기후변화가 전 세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기후 변화와 함께 심각한 가뭄과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로 사막화는 심해지고 있다. 과도한 산림 벌채와 경작지 개간, 과잉 방목, 관개시설 부족, 농약과 기타 화학물질 남용, 지나친 공업용수 개발, 노천 채굴 등은 사막화에 치명적이다.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육지의 23%를 뒤덮고 있는 '허파' 열대우림은 해마다 460만ha씩 사라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47만ha, 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 포함)에서 190만ha, 아시아에서 220만ha나 된다. 온실가스에 대한 지구 자정능력에 없어서는 안될 '그린벨트'가 없어짐으로써 생태계가 파괴되고, 동ㆍ식물 서식지가 감소하고, 생물종 다양성도 심각하게 줄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4분의 3은 그러나 여전히 주 연료를 나무에 의존, 무분별한 벌목이 계속돼 농경지 유실을 초래하고 빈곤과 기아를 겪고 있다. 특히 동남아와 남미, 아프리카는 벌목 속도가 식목 속도보다 훨씬 빨라 나무 29그루당 1그루 비율로 대체조림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사막화 진행, 어디까지 왔나

   1990년대 중반, 북한은 잇따른 가뭄과 홍수로 농지가 크게 유실되면서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했다. 916만ha에 이르던 비옥한 산림은 196만ha(21.4%)가 민둥산으로 변했고, 사막화 초기단계로 급속히 편입됐다. 식량 증산을 위한 무리한 다락밭(계단밭) 조성, 연료 확보를 위한 땔감 채취. 외화획득을 위한 무분별한 벌채와 산불 등이 원인이었다.

 지구촌이 사막으로 뒤덮이고 있다. 이미 34억7100만ha가 사막화됐다. 지난 50년간 지구 건조지대 가운데 6500만ha가 사막으로 변했고, 해마다 600~1000만ha에 이르는 농지와 초지가 모래땅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2억5000만 명이 직접 피해를 입고, 10억 명이 간접 피해를 당하고 있다.

 아시아 사막 면적은 16억7200만ha로 가장 넓다. 지난 30년간 목초지가 6900만ha나 감소한 몽골은 국토의 41%가 사막이며, 90%는 사막화의 영향권 안에 놓여 있다. 국토의 70%가 산림이던 필리핀은 이제 3~4%밖에 남지 않았다. 산림 비중이 필리핀과 같던 태국 역시 3분의 1도 남지 않았고, 1977년에 이미 목재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중국 또한 전 국토의 27.3%에 이르는 2억6200만ha가 사막화됐으며, 해마다 25~30만ha씩 사막 면적이 늘고 있다.

 전 지역의 3분의 2가 사막이나 건조지대인 아프리카는 사막이 12억8600만ha로, 사막화가 가장 빠르다. 알제리는 산림면적이 국토의 1%밖에 되지 않으며,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는 열대우림이 대부분 파괴돼 5%도 남지 않았다. 국토의 50%가 산림이던 에티오피아는 이제 2.5%밖에 남지 않았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 포함)도 사막이 5억1300만ha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남미 열대우림 파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30년 동안 아마존 열대 우림은 본래 면적의 5분의 1이 파괴됐다.


 
▲ '지구 '지구 허파'로 꼽히는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마존강 범람과 함께 브라질 마나우스 인근 열대우림이 대거 파괴돼 땅이 말라붙었다. 【CNS】

   #사막화, 어떻게 막아야 하나

   사막화는 각국별로 대량 빈곤과 함께 난민을 유발하고 있다. 유엔은 사막화에 따른 식량 생산 감소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억 달러 안팎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심각해지는 사막화를 어떻게 막아야 하나.

 국제 사회는 사막화를 막기 위해 1994년 6월 17일 파리에서 사막화 방지 협약(UNCCD, UN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을 채택했다. 그 내용은 인류에 의한 인위적 사막화를 막는데 중점을 두었다. 자연재해에 따른 사막화가 13%에 불과하고, 인위적 요인에 따른 사막화가 87%나 되기 때문이었다. 이를 위해 관개시설 조성과 환경 보전 기술 개발을 통한 토양 침식 방지, 조림 사업 및 방풍림 조성 사업 등에 힘을 쏟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같은 사막화 방지노력은 지구촌 기상 이변과 이에 따른 각종 재난을 줄이는 지름길이어서 국제간 연대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1999년 8월 UNCCD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말 제9차 UNCCD 당사국 총회에서 아시아 지역 최초로 제10차 총회를 유치해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보조를 맞췄다. 오는 2011년 산림청과 경상남도가 공동 개최할 차기 총회는 특히 아시아 지역 사막화 및 황사 문제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이슈로 다룰 예정이다.

 가톨릭교회는 특히 사회적 가르침을 통해 '온 인류의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인 땅에 주목'하며 환경과 개발을 조화시키는 경제활동을 촉구한다. 사막화도 이같은 주제 안에 포함돼 있다.

 "무분별한 방화를 통한 산림 파괴는 물 저장에 위태로운 결과를 가져오고 사막화를 가속시키며 수많은 토착민들의 생명과 미래세대 행복을 위협한다. 모든 개인과 제도권은 산림 자산을 보호하고, 또 필요하면 적절한 조림계획을 추진하는 일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466항)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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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