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날의 꿈
설록 박 찬 현
현재라는 기억을 잃어가는
창백해진 머리 올
하나 둘......,
사람들 사이에 내려앉은 구름
흥건히 적셔진 세상
그곳에 서 있어도
창백한 머리 올은 시종 뻣뻣하다
용서하고 단념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가 보다
이제 창백한 숲에 개나리 철쭉의
뿌리를 내리고프다
비오는 날 거리에 나섰다.
설빔 준비에 그래도 바쁜 사람들
그 풍경은 어느 때 부터인가 조금씩 빗물에 씻겨 흘러가듯
그렇게 잊혀 져 가고 있었다.
세월은 머리끝에서 발 끝 까지 치장하듯 하얀 백발로 둘렀고
마음도 그 세월 치장을 했는지
하얗게 무디어져 가는 것들,
비가 내리는 날에는
감정의 터에 지난 시간을 거름으로 만들어
그곳에 세 생명들을 위해 양보 하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