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금언집

은빛강 2010. 2. 5. 15:01

 

 

금언집

설록 박 찬 현

 

세상의 책장에 근엄하게 앉은

금언집

그 가르침대로 살기란 어려운 법

 

세상은 책장에서 걸어 나온

활자들을 생각하고

활자들을 기억하지만

 

허공으로 흩어지는 망각의 연기

그 공간 이름 없이 떠돌다

책장 속 주검이 된 언어

 

언제부터인가 주옥의 활자는

카타콤에 안장된 미라

사망접수 된 금언집

 

현자들이 삶에서 얻은 귀한 언어들을

세상에 무수히 쏟아 내었지만

우리는 정작 그 언어들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수긍하지만

삶에서 적용하며 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금언집이 주의를 요하는 만큼

중요한 삶의 주의요망은

현재 지속형 시간 속에서는

이미 성큼성큼 건너 거 버린 후이다.

나 역시 그 무리에 섞인 또 하나의 초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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