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언집
설록 박 찬 현
세상의 책장에 근엄하게 앉은
금언집
그 가르침대로 살기란 어려운 법
세상은 책장에서 걸어 나온
활자들을 생각하고
활자들을 기억하지만
허공으로 흩어지는 망각의 연기
그 공간 이름 없이 떠돌다
책장 속 주검이 된 언어
언제부터인가 주옥의 활자는
카타콤에 안장된 미라
사망접수 된 금언집
현자들이 삶에서 얻은 귀한 언어들을
세상에 무수히 쏟아 내었지만
우리는 정작 그 언어들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수긍하지만
삶에서 적용하며 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금언집이 주의를 요하는 만큼
중요한 삶의 주의요망은
현재 지속형 시간 속에서는
이미 성큼성큼 건너 거 버린 후이다.
나 역시 그 무리에 섞인 또 하나의 초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