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하루-박찬현

은빛강 2010. 3. 20. 03:26

하루

 

거울을 등 뒤에 세우고

가만히 입술에 손가락 대어 본다

오늘은 어느 만치 많은 말을 했는지

입술이 뜨겁다

거울을 줄곧 등 뒤에 세우고

손가락으로 나를 본다

침묵하지 않은 언어들이

거울 속에서 내 등을 빤히 보는

오늘 하루

 

설록 박 찬 현

 

말은 아름다운 집이다.

내 뜻과는 무관하게

상대방의 의향과는 상관없이

일방적인 말은 

아름다운 집을 조금씩 갉아 먹는 

해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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