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나와서
설록 박 찬 현
춘설이 하도 길어
그 길 따라 걷다보니 동구 밖이네
찻잔에 띄운 매화 봉오리마저 피고
한삼 모시 단장한 여름 손잡고 돌아 오네
어느 산하 떠돌다 오는 길인지
하대명년 기다리다
멀리 나온 님 마중
춘설이 자주 내리더니
봄은 어디서 기다리는지 알 수 없다.
기다리던 손은 아니 오고
불청객 황사와 젖은 눈만 반도를 휘젓다
더운 여름이
불쑥 찾아 올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자연 위계가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