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도라지 꽃

은빛강 2010. 3. 25. 10:17

도라지 꽃
작성자   박찬현(oilcolor)  쪽지 번  호   8141
작성일   2003-02-06 오전 2:04:05 조회수   379 추천수   4

                                 ***도라지 꽃***

 

 

 

장마의 치마폭을

뒤집어 쓴 도라지 밭

그 한켠에

구름을 개켜놓고

물빛 슬픔을 뉘인다

 

순백색 삶

보라색 가슴녘

도라지 꽃처럼 살다

무지게 밟고 떠나는 여인

 

창호지에 걸린

달빛 포개서

긴-밤

다듬이질 하시던 분

 

여느날 없이

햇볓 신고 와

고추 널린 지붕

맨드라미 핀 마당에 깔던 분

 

침묵으로

보듬어 싼 멍든 아픔

서리 서리 채운 장롱

그 구석에 잠든 효부상장

 

해가 바뀐 뒤

엷은 미소와

고요로 피어날

도라지 꽃

 

그 그리움

거기 피어 날것 같아

가벼운 발길 돌린다

 

1990년

그리운 시 어머님을 그리며,

설록 박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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