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나무이고 싶다 -박찬현

은빛강 2010. 3. 26. 03:48

나무이고 싶다

설록 박 찬 현

 

흙을 밟고 걷는다

발바닥을 통해 오르는 수액

팔 벌리고 눈을 감는다

손가락 지문 속에서 눈 뜨는 꽃눈

잊어버린 시간 속에 묻어 둔 초엽

내일의 희망이 된 토양

발가락 사이로 작은 기쁨들이

속닥거리는 야생화

 

야트막한 구릉들 따라

대양에서 기화되어 온 구름 조각들이

자연속 연한을 쌓으며 성장한 고귀한 숲 

그 가운데서 오수를 즐기는 안개비

사철 푸르른 측백나무이고픈

오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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