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겨울 한 나절

은빛강 2012. 1. 4. 04:03

겨울 한 나절

박 찬 현

 

객이 뜸한 좌판 위

엉겨서 얼어붙은

이면수 입은 얼얼하다

푸른 바다가 동그란

눈 속에 출렁이고

고드름이 섞여 불어 대는

한 맺힌 영혼들 바람

종이 상자를 수집하는 이들

구부린 등짝에 꽂히고

비장을 비운 이들을

허기지게 하는 것은

침 마른 혀에서 협잡한 언어가

도르르르 굴러

음습한 곳으로 톡 톡 톡 톡...

굴러 가서

부유한 목에서 빠져 달아난

구슬 알이 되고

쥐어짜도 나올 것 없는

빈자의 깊게 패인 시름

용케 알고 넋을 흡혈하러

톡톡 굴러 오는

긴 겨울의 밤거리

망령이 손을 내 미고 있어

 

201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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