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 나절
박 찬 현
객이 뜸한 좌판 위
엉겨서 얼어붙은
이면수 입은 얼얼하다
푸른 바다가 동그란
눈 속에 출렁이고
고드름이 섞여 불어 대는
한 맺힌 영혼들 바람
종이 상자를 수집하는 이들
구부린 등짝에 꽂히고
비장을 비운 이들을
허기지게 하는 것은
침 마른 혀에서 협잡한 언어가
도르르르 굴러
음습한 곳으로 톡 톡 톡 톡...
굴러 가서
부유한 목에서 빠져 달아난
구슬 알이 되고
쥐어짜도 나올 것 없는
빈자의 깊게 패인 시름
용케 알고 넋을 흡혈하러
톡톡 굴러 오는
긴 겨울의 밤거리
망령이 손을 내 미고 있어
2012. 1. 2.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