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성찰-9-[옹벽]

은빛강 2011. 12. 16. 14:39

성찰-9-[옹벽]

박찬현

 

불꽃이 튄다

쇠망치 내려 칠 때마다

난발하는 불꽃

벽이 울리고

이내 튕겨진 못

기억자로 구부러졌다

팔뚝 걷어 부치고

손목에 앙 감긴 힘으로

옹벽에 수없이 망치를

내리쳐 대는 등짝이 분노이다

튕겨 나온 휘어지고

구부러진 못들이 널렸다

찌그러진 못들이 망치와

분노의 사내 등짝을 본다

벽이 웅 웅 울리며 울고

분노를 박던 자리에는

움푹 페인 못 자욱 주변

깨져 있는 깊은 생채기

분노의 사내와

패전의 휘어진 못들

사이에 망치는 무죄를

면피 하고 있다

깊게 움푹 페인 상처를

안고 울던 벽의 피해는

분노의 사내를 놓쳤다

또 다른 벽을 찾아서

사내는 이미 떠나고 없다

오늘도 어디선가 상처가

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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