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凍死)
박 찬 현
하늘이 내려 왔다
어디론가 사라진
빳빳하게 얼려진
판때기 빨래들
어깨에 기대어
햇살 모여 앉은
검은 콜타르 벽 너머
도서관으로 재촉 한다
창문을 넘나드는 한적한
한나절 햇살 움 집한 그곳
잠시 내 얼굴에 미소 그리고
시간이 오래 잠든 문을 열었지
햇살 위에 널브러진 고드름과
빳빳한 빨래의 주검이 있다
판때기 빨래가 너무 커서
소달구지에 튕겨 깜장그늘 속
나는 갇혔었지
하늘을 내려놓고 빨래를 본다
그때 소달구지가 또 지나간다
덜그럭 삐거덕 바퀴 굴러
나는 침상 속에서
몸을 움츠리는 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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