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동사 (凍死)

은빛강 2011. 12. 16. 00:12

 

동사 (凍死)

박 찬 현

 

하늘이 내려 왔다

어디론가 사라진

빳빳하게 얼려진

판때기 빨래들

 

 

어깨에 기대어

햇살 모여 앉은

검은 콜타르 벽 너머

도서관으로 재촉 한다

 

 

창문을 넘나드는 한적한

한나절 햇살 움 집한 그곳

잠시 내 얼굴에 미소 그리고

시간이 오래 잠든 문을 열었지

 

 

햇살 위에 널브러진 고드름과

빳빳한 빨래의 주검이 있다

판때기 빨래가 너무 커서

소달구지에 튕겨 깜장그늘 속

나는 갇혔었지

 

 

하늘을 내려놓고 빨래를 본다

그때 소달구지가 또 지나간다

덜그럭 삐거덕 바퀴 굴러

 

나는 침상 속에서

몸을 움츠리는 간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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