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9-[옹벽]
박찬현
불꽃이 튄다
쇠망치 내려 칠 때마다
난발하는 불꽃
벽이 울리고
이내 튕겨진 못
기억자로 구부러졌다
팔뚝 걷어 부치고
손목에 앙 감긴 힘으로
옹벽에 수없이 망치를
내리쳐 대는 등짝이 분노이다
튕겨 나온 휘어지고
구부러진 못들이 널렸다
찌그러진 못들이 망치와
분노의 사내 등짝을 본다
벽이 웅 웅 울리며 울고
분노를 박던 자리에는
움푹 페인 못 자욱 주변
깨져 있는 깊은 생채기
분노의 사내와
패전의 휘어진 못들
사이에 망치는 무죄를
면피 하고 있다
깊게 움푹 페인 상처를
안고 울던 벽의 피해는
분노의 사내를 놓쳤다
또 다른 벽을 찾아서
사내는 이미 떠나고 없다
오늘도 어디선가 상처가
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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