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8-[수도원 가는 길]
박 찬 현
성 글라라의 발소리가 귓가에 아련한 것은
나이프를 힘주어 누른 캔버스 위에
생명인 투명한 물방울들 자유로 굴러다녀
동트는 햇살 한줌 쥐고 함께 뿌린다.
먼 산야의 안개를 휘두르고
초야에 누비던 야생마를 타고 산으로 간다
계곡 물길에 얼굴을 담고 햇살 마신다
하 많은 언어, 번뇌,
가슴에 쌓인 붉은 꽃, 보라 빛 미움,
무수한 욕망들 걷어 내며
비루함에 입을 맞추네
수려함을 벗고 청초를 두르고
햇살 기둥들 사이로
나신의 새 한 마리 날개 짓 하는
낡은 수도원에 흐르는 음악
어느 듯 그곳에 내가 서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