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성찰-8[수도원가는 길]

은빛강 2011. 12. 14. 17:14

 

성찰-8-[수도원 가는 길]

박 찬 현

 

성 글라라의 발소리가 귓가에 아련한 것은

나이프를 힘주어 누른 캔버스 위에

생명인 투명한 물방울들 자유로 굴러다녀

동트는 햇살 한줌 쥐고 함께 뿌린다.

 

먼 산야의 안개를 휘두르고

초야에 누비던 야생마를 타고 산으로 간다

계곡 물길에 얼굴을 담고 햇살 마신다

 

하 많은 언어, 번뇌,

가슴에 쌓인 붉은 꽃, 보라 빛 미움,

무수한 욕망들 걷어 내며

비루함에 입을 맞추네

수려함을 벗고 청초를 두르고

 

햇살 기둥들 사이로

나신의 새 한 마리 날개 짓 하는

낡은 수도원에 흐르는 음악

 

어느 듯 그곳에 내가 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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