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속 외침

기도 그 너머의 침묵

은빛강 2012. 2. 6. 01:05

 






기도 그 너머의 침묵

    
    어린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십시오.
    놀이에 몰입한 어린이들은 자기가 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내가 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어떤 단계에 이르면 마음속에서 소리내어 기도
    하거나 침묵으로 반복해 온 기도를 그치고 침묵
    에 잠기게 됩니다.
    여러 단어 혹은 한 단어는 사라지고 침묵
    속에 머무르게 되는 것입니다. 놀고 있는 
    어린이들처럼 우리도 우리의 상태를 의식
    하지 못합니다. 침묵이 우리를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내가 지금 침묵 안에 있구나'라는
    것을 의식할 수 없을 만큼 몰입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놀이에 빠져 있
    음을 문득 깨닫듯이 우리도 침묵 안에 있음을
    갑자기 의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중단했던 한 단어나 여러 단어로 
    된 기도문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침묵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려고 억지를 쓰면 안됩니다.
    그러나 기도를 충실히 한다면 다시 침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하는 중에 이러한 일이 여러 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침묵에 이
    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침
    묵이란 기도문을 조용히 되뇌는 것을 넘어서는
    침묵을 의미합니다.
    


묵주기도를 통한 관상
침묵에 이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