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오늘의 생각

2012년 3월6일 Facebook 두 번째 이야기

은빛강 2012. 3. 6. 21:53
  • profile
    어둠속의 노래-12 [현대소설] - 박찬현





    등록일 2009-03-25 22:16:36
    조회수 449회

    12.햇살 출타 중



    봄날 햇살은 투명하고 고왔다.



    대지 속에서 잠든 생명들을 다독여 깨우는 햇살이다.



    영미는 여고를 졸업하고 꿈에 부푼 햇살처럼 대학에 진학 시험을 쳤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학에 필기시험은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을 했다.



    정작 면접에서 교수들은 장애자라는 이유로 대학 입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이라는 반도 위에 있는 구름은 저가 내리고 싶은 곳에만 비를 뿌렸다.



    교육계가 망원경을 거꾸로 놓고 우주를 관찰하고 있었다.



    역사는 퇴행을 하고 사회는 흑백논리에만 안주하고 위선과 가증으로 겹겹의 옷을 입고 교육자라 칭했다.



    자연은 언제나 투명하게 그 자리 그대로인데 자연의 수혜를 입고 살아가는 생명체가 서로에게 우스운 광대모습을 하고 허공에서 허우적였다.



    영미는 재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본교 양호실에서 근무했다.










    방학이 왔다.



    매미가 나뭇가지 사이에서 목이 쉬도록 하늘을 향해 울어 대는 뜨거운 날 집으로 내려 왔다.



    청운상회가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공장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기성품 옷들이 쏟아져 나왔다.



    농사일에 바쁜 아낙네들은 더 이상 재봉틀에 매달려 가족들의 옷을 만들어 입히지 않아도 되었다.



    청운상회의 포목들은 긴 잠 속으로 들어갔다.



    파리를 날리는 일이 예사로운 날들이 되고 정치 일로 찾아오는 발걸음도 끊겨 갔다.



    새 정치에 새로운 운동권자들이 대거 나섰기 때문이다.



    전 여사는 누워서 보내는 날이 많아졌다. 무의미한 시간들이 그녀의 공간에 둥둥 떠다니고 있다. 그 할 일 없는 시간들 사이로 강한 빛 한 줄기, 전 여사의 뇌리를 비추었다. 펄럭이는 시네라마가 되어......,



    천장에는 때 아닌 김형욱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처음에는 흑백으로 보이던 김형욱의 얼굴이 서서히 천연색으로 변화 되어 갔다.



    전 여사의 공간은 온통 스크린들로 둘러 쳐지고 있다.



    그런 날들이 길어지자 천장과 벽에도 심지어 가끔 옆자리에도 김형욱이 웃음을 흘리며 돌아다닌다. 아예, 김형욱은 전 여사의 스크린에서 탈출 해 밖으로 나와 성큼 성큼 나돌아 다닌다. 전 여사를 배회하며......,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