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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3천만원대 벤츠 ‘신형 B-클래스’ 타보니..

은빛강 2012. 4. 21. 08:53

<시승기> 3천만원대 벤츠 ‘신형 B-클래스’ 타보니..
향상된 상품성..제외된 첨단사양 아쉬워
Mercedes-Benz
등록 : 2012-04-16 07:00:00 기사목록 기사인쇄

신형 B-클래스
신형 B-클래스
신형 B-클래스
신형 B-클래스
신형 B-클래스

[데일리카 정치연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B-클래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신형 B-클래스는 2007년 마이B(MyB)란 국내에 차명으로 출시된 이후 5년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2세대 모델이다. 이번에는 마이비란 차명을 버리고 제 이름을 찾았다.

지난 2007년 마이비를 시승해봤다. 개인적으로 디자인도 괜찮았고 성능도 무난했지만,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진 못해 아쉬웠다. 다시 한국에 상륙한 2세대 모델은 어떤 경쟁력을 갖췄을까?

지난 12일 신형 B-클래스의 시승행사에 참석해 신형 B-클래스를 만나봤다.

▲ 매력적인 디자인..내비게이션, 첨단 안전사양은 빠져

내·외관 디자인은 풀모델체인지를 거쳐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엣지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던 1세대와 달리 역동적인 스타일을 표방했다. 측면의 날렵한 벨트라인과 매끈한 루프라인은 과감하면서도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시트에 앉아보니 유연하게 흐르는 대시보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부드러운 촉감의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 가운데 자리한 세 꼭지 별 엠블럼은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실내는 한결 넓어졌다.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과 적재 공간은 패밀리카로서의 역할도 충분한 크기다. 기존 직물시트 대신 새롭게 가죽시트를 적용해 훨씬 깔끔한 느낌이다. 다만 시트 포지션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시승 차량의 실내는 검은색으로 수수하게 꾸며진 기본형 모델 B200 블루이피션시(3,790만원). 베이지색 실내와 선루프 등을 갖춘 고급형 모델인 스포츠 패키지(4,250만원)를 타보니 훨씬 화사한 느낌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5인치 모니터가 자리했다. 호기심에 오디오 등 다양한 차량 정보를 확인해봤지만, 내비게이션은 찾지 못했다. 4천만원대 고급형 모델에서도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려면 추가로 장비를 장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첨단 안전사양인 충돌예방장치(Collision Prevention Assist)나 디스트로닉스 플러스(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기능)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제외된 점은 아쉬움이 크다. 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24Ghz대의 전파가 국내 법규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Adaptive HighBeam Assist)나 블라인드 스팟 어시스트(Blind Spot Assist)는 국내 판매용에서 제외된 사양이다.

▲ 부드러운 승차감, 높은 실제 연비 인상적

국내에 판매되는 벤츠 라인업 중 막내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은 그대로다. 파워트레인은 1.8ℓ 직분사 터보차저 4기통 디젤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

시동을 걸어보니 디젤 엔진이라 느끼기 어려울 만큼 소음은 잘 억제됐다. 공회전 시에는 바닥을 통해 진동이 몸으로 다소 전달되지만, 고속으로 갈수록 정숙성은 탁월한 수준이다.

시승 구간은 서울과 가평을 왕복하는 코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가속을 시도했다. 이 차의 제원상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0.6kg·m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를 9.3초 만에 주파한다.

힘은 부족함이 없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가볍게 치고 나간다. 7단 변속기의 반응은 꽤 빨라 속도에 맞게 착착 변속을 진행한다. 추월을 위해 순간적으로 140km/h까지 가속을 진행하자 앞차를 쉽게 따라잡는다.

이번엔 폭이 좁은 굽이진 산길에 접어들었다. 급격한 코너를 다소 빠른 속도로 진입하니 비교적 정확한 핸들링 성능을 선보인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느낌이지만, 차고가 높은 탓인지 차체를 꽉 잡아주는 느낌은 아니다. 소형 패밀리카로서는 무난한 수준이다.

연비는 꽤 괜찮다. 이날 기록한 평균 연비는 트립컴퓨터 기준 6ℓ/100km(약 16.6km/ℓ). 공인연비 15.7km/ℓ(복합 기준)보다 높았다. 여기에 정차 시 자동으로 시동을 정지하는 에코(ECO) 스타트/스탑 기능도 한몫한다.

▲ 신형 B-클래스 경쟁력은..

과거 마이B란 차는 국내에 상당히 생소한 라인업이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내놓은 MLV(Multi Lifecycle Vehicle)란 독특한 세그먼트에 라이벌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현지 전략형 차명까지 적용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마이비의 판매량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세단이나 SUV 등 디자인과 쓰임새가 확실한 자동차를 선택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 탓이다.

불과 5년 전이지만, 2012년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의 라인업은 다변화되고 있다. 재미있는 디자인의 소형차나 실용성을 강조한 크로스오버차의 판매량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스타일과 실용성을 겸비한 신형 B-클래스가 이제 해볼 만하단 얘기다.

chiyeon@dailyca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