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
[김수환 추기경님 회고록]
어머니는 당신 이름 석 자와 ‘하늘 천 따지’정도의 기초한문 정도와 한글밖에 아는 것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옹기장수를 하던 아버지와 혼인한 뒤로, 평생을 가난에 쫓겨 여기저기로 이사를 다니며, 옹기나 포목을 이고 그것을 파는 것으로 생활을 해야 했고 고생도 무던히 해야 했던 분이었습니다.
말띠였는데, 말띠는 ‘팔자가 세다’는 속설대로 팔자가 드셌다고 할 수 있는 한 평생을 보낸 분이었습니다.
또 본디 성품이 곧은 분이었고, 거짓이나 불의와는 한사코 타협 할 줄 모르는 분이어서 자식들 교육에도 그만큼 엄격한 분이었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하였고, 그 때문에 형님과 나, 두 어린 형제를 더욱 엄하게 키웠습니다.
따라서 어머니의 영을 거스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 우리 형제는 어릴 때 거짓말은 물론이요, 욕 같은 상스러운 소리를 한 마디도 입에 올릴 수 없었습니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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