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프란치스코 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 전망

은빛강 2013. 4.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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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로마 주교로서 지난 몇 주간 한 일들을 보면 그가 예수님을 어떻게 따르는지를 알 수 있는 풍부한 상징적 언행과 명확한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영구한 효과를 낼 것은 그가 실제로 할 행동들일 것이다. 그가 앞으로 교회 고위직에 어떤 이들을 임명하고, 현재 가톨릭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직무의 본질, 여성의 역할, 성추문, 교회 안에서의 남성 지배, 교회일치운동의 정체, 교회가 자연권과 그에 따른 절차를 내부적으로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 그리고 가톨릭 신자들이 자주 세속적 환경과 다종교 환경에서 어떻게 복음을 나누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주요 과제들이다.

그가 예수회 회원으로서나 아르헨티나에서 주교로서 그가 한 일이나 말을 봤을 때, 나는 앞으로 다섯 가지를 장담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순수한 직감에서다. 하지만 앞으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단 어떤 일을 결심하면 절대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그를 잘 알던 이들이 설명한 그의 성격이다. 교황청의 개혁은 지역교회들을 지배하기 보다는 지역교회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며, 교황청 안의 행정절차가 투명하면서도 협의, 조절하는 것이 되게 하고, 이탈리아인에게 좌우되는 것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인데, 필요한 변화들로 이미 자주 거론되어 온 것들이다.

이런 방향에 대해 세계 각지의 많은 주교와 추기경들이 지지하고 있으며,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에 있었던 추기경 모임들에서 한 발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개혁에 대해 가장 명확한 발언을 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을 불러왔던 지난해 12월의 300쪽짜리 보고서를 읽고 나면 교황청 개혁에 대한 그의 생각은 더욱 굳어질 것이다. 베네딕토 교황은 지난해 바티리크스 사건 뒤로 교황청의 추기경 3인을 위원회로 하여 교황청 내부를 조사하게 한 뒤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바 있었다. 교황청 개혁은 그가 남길 주요 업적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한 언행에서 뚜렷이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어두운 시절과 어두운 곳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그곳에서 고난 받는 예수님을 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곳에서 성령이 자랄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인의 유일한 자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 있으며, 복음은 가난한 이들에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성 베드로와 함께 한다.

나는 이것이 가톨릭의 정체성에 대해 기존보다 간명한 설명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철학적, 신학적 틀로 설명하는 것, 부정적 경고들과 금지하는 설교가 바티칸공의회 이후로 가톨릭의 모습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들이었다.

로마가 보내는 메시지의 톤과 내용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모습을 성에 사로잡힌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종의 몸으로 바꿀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자신의 요점을 밝히기 위해 (어떤 문서의) 발표보다는 제스처를 써왔다는 점을 볼 때, 이는 과거에 훈계와 단죄를 받곤 했던 어떤 이들에게는 따스한 만남의 형태를 띨 것이다.

그는 교회 안의 성령의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다. 교회 안에는 지금 당장 생각하고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여성의 위치, 교황청이 가르치는 윤리와 도덕에 대한 가톨릭 신자들의 신뢰 붕괴, 성사 직무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한 현 교회의 직무 구조들, 교황의 최고 권위의 연장으로서 교황청 안에서 교회 행정이 지나치게 중앙집권화 된 문제.

이 점에서, 그리고 그가 신학적으로 “리버럴”이라는 아무런 징표도 보이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가 교회가 당면한 중심 과제- 성사 직무를 포함해 직무의 본질과 구조-를 다루기 위해 토론을 주최할 것으로 보라. 이는 교회지도부의 대규모 모임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기존 절차와 관행과 급격히 단절하기 보다는 앞으로 10년간 교회의 모습을 다르게 만들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점과 분위기 -말과 행동으로 볼 때 –는 지난 두 교황의 도덕적이고 교리교수적인 초점에 비해 더 복음주의적이고 직접적인 모습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그는 윤리적 문제들이나 섬세한 신학적 문제에 대해 회칙을 내기보다는 이러한 행동과 행사들을 이용할 것이다. 그는 교황청이 내는 문서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것이고 차라리 자의교서를 낼 것이다. 그는 각 지역교회가 복음을 사는 데 있어서 각자의 길을 찾도록 지역교회들에 의지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는 이른바 “성당 경찰”(Temple Police)라는 스파이 조직의 영향력도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 조직은 수십 년 간 아무 제약 없이 교회 안의 사상가와 저자들을 괴롭혀왔다.

올해 76살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갑자기 죽지만 않는다면, 전임 교황(베네딕토 16세)의 예를 따라, 그리고 무기한 재임하는 총장을 제외하고는 6년 뒤에 사임하는 예수회의 관행을 따라 스스로 사임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며, 그래서 나도 그가 82살에 사임할 것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만약 교회 사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교황으로서 베르고글리오가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이클 켈리 신부는 예수회원으로서 <가톨릭뉴스> 대표를 맡고 있다.

기사 원문: Actions will speak louder than gesturesHow Pope Francis may tackle the core issues for the Church

By 가톨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