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뜻 영성/제1단계 하느님의 뜻 영성 교육

1-루이사 생애의 특별한 현상들

은빛강 2013. 12. 22. 02:22

 

 

[루이사 피카레타의 생애]

 

1-루이사 생애의 특별한 현상들

-베네뎃토 칼비 신부-

새벽 여섯 시경에 고해사제가 루이사에게 도착해 보면, 루이사는 마치 대리석 덩어리처럼 굳어 있었다. 얼마나 단단히 굳어 있는지, 게다가 얼마나 무거운지, 루이사의 여동생이나 집안의 다른 사람이 고해사제나 주교의 명에 따라 루이사를 평상시 자세대로 침대 위에 앉히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큰 납덩어리 같이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어서 팔다리를 펼 수도 없었던 것이다.

 

다만 고해사제가 (혹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다른 어느 사제가) 강복하면서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손 등에 십자 성호를 그어 줄 때만 비로소 생기가 돌아오며 몸의 동작도 회복되곤 했다. 그렇게 해야 되살아나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동생으로 하여금 여느 때와 다름없는 자세로 자기를 앉히기 쉽게 해 주는 것이었다.

 

다른 특별한 현상은 (이미 지적한 대로) 64년 동안 오직 침상에서만 지냈는데도 욕창으로 고생한 적이 전연 없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특별한 사실은 그녀의 식사였다. 조금만 먹어도 고스란히 토하곤 했기 때문에 침대에 붙박이게 된 때로부터 64년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결국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산 셈 이니, 그녀의 음식은 다만 하느님의 뜻과 성체 예수님뿐이었다.

 

이러한 현상들과 다른 특별한 현상들이 목격되자 철저한 통제를 받았다. 더군다나, 우리 교구의 장상들이 임명한 적지 않은 수의 박사와 교수들이, 곧 교의와 윤리와 수덕신비신학 교수들이 판단을 내리기 위하여 그녀를 철저히 검사하기도 하였다. 그들 중 두 사람만 지적해 보면, 한 사람은 로마 (성 안토니오) 국제대학교의 생리학 및 의학 교수인 도메니코 프란체, O.F.M. 박사였으며, 또 한 사람은 (같은 대학교의) 윤리와 수덕신비학 등의 교수인 콘살보 발스 박사였다.

 

이와 같이 루이사를 (그 죽음 같은 상태에서) 깨운 고해사제나 다른 사제는 그 다음에 그녀의 조그만 방 침상 옆에서 거룩한 미사를 집전 하였다. 루이사는 영성체를 하고 나면 마치 잠자는 것처럼 황홀경에 잠겨 주님과 두 세 시간 친밀한 대화를 나누곤 하였다. 이 때는 몸이 경직되거나 감각이 없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복되신 주님께서 더욱 눈에 띠는 방식으로 낮 동안 그녀와 함께 계시는 일이 잦았으므로 주변인들도 그것을 목격하곤 하였다.

 

의식이 돌아오면 그녀는 침대에 앉은 채 일을 시작하였다. 그것은 레이스를 뜨거나 붙이면서 수예품을 만드는 일이었는데, 주로 장식품이나 테이블보였고 쓰이는 다른 품목들도 있었다.

 

루이사는 날마다 그녀 주변 소녀들과 아이들에게 그 수예품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곤 하였다. 그러나 이 일보다 훨씬 더 그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하느님의 현존에서 발산하는 루이사의 부드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매력이었다. 그들은 루이사가 늘 해 왔던 것처럼 수난의 시간들을 그녀와 함께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여기에 모이는 소녀들 가운데 다수는 수난의 시간들을 외울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보속의 성시간을 가졌고 다른 신심업도 행하였다. 루이사의 생활은 이처럼 겉보기에 언제나 같은 것이었으나, 곧 일과 침묵과 기도의 생활이었다.

 

오후 두 시 반이나 세 시가 되면 그들은 루이사에게 약간의 음식을 주었지만, 이미 언급한 대로 그녀는 잠시 후에 그것을 고스란히 토했으며, 이 용도로 쓰이는 그릇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오후에 그녀는 보통 한 시간의 묵상기도를 바쳤다. 그들은 커튼을 내려 침대를 둘러싸게 한 다음 그녀를 홀로 남겨 두거나, 때로는 그녀에게 찾아오신 천상 여왕님과 함께 있게 하고 방을 나갔다.

 

그런 다음 루이사는 저녁 열 시나 열한 시까지 일을 계속하였고, 그 이후에 글을 쓰곤 하였다. 주님께서 어떤 것을 나타내 보이시거나 말씀을 주신 것이 낮 동안이었건 밤에 잠들어 있었을 때였건, 아니면 쓰라는 명을 받은 때였건 이 시간에는 언제나 글을 쓴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정이나 새벽 한 시경이 되면 침대에 누워 그 죽음의 상태에 들어 갔고, 그러면 감각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었다. 침대에 미쳐 드러눕기 전에 이 상태가 오면, 앉아 있었던 자세대로 석상처럼 굳어 있는 것이었다.

 

루이사의 나날은 그렇게 지나가곤 하였다.

[천상의 책]

루이사 피카레타 지음.

요한 실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