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지/메세지

키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짊어지다(2)

은빛강 2014. 3. 28. 13:02

 

이와 반대로 자신의 욕구보다
내가 모든 영혼을 위해 감수하고 있는 고통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골고타를 향하여 가고 있는 나를 따르겠다고
결심한 영혼도 많이 있다.

...

이런 영혼들은 신앙생활이 완전히 자리 잡힌 영혼들이다.
이들은 십자가의 일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짊어지기 위해
자기 일생을 모두 헌신하여 봉사하는 영혼들이다.
이들은 나를 쉬게 하고, 나를 위로하겠다는
갸륵한 뜻을 지닌 영혼들이다.

이들은 이를 위하여 내가 요구하는 모든 일에 자신들을 희생하며,
나의 뜻에 부합되는 일만 찾아다닌다.
이들은 보상을 받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으며,
십자가 지는 일을 수고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이들은 내가 시키는 일이 힘들고 피곤하다는 내색도 하지 않고
묵묵히 해 나간다.

이들의 유일한 목적은 나에게 자기 사랑을 증명해 보이고,
나의 성심을 위로하는 데 있다.

나는 나의 십자가를
갖가지 모양으로 바꾸어 이 영혼들에게 지워 준다.
질병에서 오는 고통의 십자가,
자기 취미나 재능에 상반되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불편의 십자가,
윗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 데서 오는 억울함과 서운함의 십자가,
십자가인 줄도 모른 채 날벼락처럼 지워지는 황당함의 십자가 등등.
그러나
이 영혼들은 어떠한 형태의 십자가든 자신들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완전히 자기 의지와 순종하는 마음으로 짊어진다.

이 영혼들은
나의 성심을 사랑하는 일과 다른 영혼들의 구원을 위한 일이라면
열과 성의를 다하여 그때그때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진다.

나의 사랑에 감화된 이 영혼들은
나의 십자가 때문에 고통을 당하거나
천한 지위에 떨어질 때도 있지만,
훗날 그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큼
큰 수고의 열매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영혼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수확에 감복하여
나의 십자가를 숭배하고 봉헌하며,
나의 영광을 현양하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오! 이런 영혼들이야말로 사랑 외에 아무런 이익을 바라지 않고
진정으로 십자가를 질 줄 아는 복된 영혼들이며,
내가 안심하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나를 현양하는 영혼들이다.

내가 너희에게 지워 준 십자가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을 당하고
고통당한 만큼의 효과를 당장 볼 수 없을지라도,
너희가 쌓아 온 노고가
헛되고 무익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여라.
나중에 틀림없이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이다.

진실한 영혼들은 자기가 짊어진 십자가의 고통과 수고에 대한
값어치를 계산하지 않으며,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는다.
또 하느님께 크나큰 영광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찾아내어 실천하며,
그 일을 했다 하여 수고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진실한 영혼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자기 과업을 성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는 일이 없다.

또한 뭇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고 박해받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라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는다.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동기가 사랑에 있으니,
이들은 오로지 그 사랑에 결과를 맡길 뿐이다.

고통과 수고의 대가를 바라지 않는 영혼들이
바로 진실한 영혼들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오로지 나를 위로하고 나를 안식하게 하며,
나에게 영광을 바치겠다는 것뿐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나의 십자가를 통째로 받아
자기 어깨에 짊어지는 이유다.

성심의 메시지, 요세파 수녀
키레네 사람 시몬이 십자가를 짊어지다(2)
'14.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