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방/詩 마당

낯선 길을 걷다가

은빛강 2014. 6. 18. 02:10

 

낯선 길을 걷다가

 

발부리에 맞서는 거친돌

더러 진창에 철벅이거나

갈팡질팡하던 발바닥에

터진 수포에 맺힌 피멍

 

잠시 기쁨을 주던

무명의 꽃무리와

산새들의 무반주 노래

스쳐간 부드러운 바람이

 

지나 온 길 위의 고역을

무화시키는 소소한 기억들

 

입이 부르트고 갈라진 쓴맛의 시간

타는 듯 목젖 축이던 단 샘의 시간

 

허원을 뱉은 갈증에

달고 쓴 여정 아니었다면

삶의 정체를 알 수 없었고 

고달픈 역경이 없었다면

 

침묵 이룬 시간 속에

감미로운 평화를

영원히 알 수 없었을

 

그 낯선 길 위에서

영원을 향한 순례자가 되어

감사함을 각인한 별 하나 띄운다.

 

 

'내 작품방 > 詩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라지 꽃-2  (0) 2014.06.21
동인지 출판기념식  (0) 2014.06.21
작약꽃-박찬현  (0) 2014.05.29
fb포토 헌팅-1  (0) 2014.05.23
사람 사는 세상  (0) 201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