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시간들-우리주 예수그리스도

제3시간-【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은빛강 2015. 11. 24. 20:51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제3시간』(오후 6시 - 7시)

《율법에 따른 만찬》

 

 

(☧‘준비기도’를 바친 후)

 

 

1

오, 예수님,

당신은 이제 사랑하시는 제자들과 최후 만찬의 ‘다락방’에 오셔서

그들과 함께 만찬을 시작하십니다.

당신께서는 이 마지막 때에도 세상 음식을 드시기까지 자신을 낮추시면서,

당신의 온몸을 통하여 참으로 다정하고 자상한 애정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2

당신 안에는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

이 자리에서 당신은 또한 폭음폭식의 죄들로 보속해 주실 뿐만 아니라

음식을 축성하시기도 하십니다.

 

 

3

제 생명이신 예수님,

당신은 부드러우면서도 꿰뚫는 시선으로

사도들을 샅샅이 살피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나약하고 활기 없는 당신의 사랑하시는 사도들을 보시면서,

특히, 벌써 한쪽 발을 지옥 속에 디밀고 있는 타락한 유다를 보시면서,

이 식사 중에도 심장이 꿰뚫리는 듯한 아픔을 느끼십니다.

 

 

4

그래서 당신의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이 쓰디쓴 말씀이 나옵니다.

“내가 피를 흘린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여기에, 내게서, 그토록 많은 은혜를 입고서도

멸망하는 영혼이 있거늘!”

 

 

5

당신은 사랑의 광채가 서린 빛나는 눈동자로 유다를 보십니다.

그가 얼마나 큰 죄악을 범하려고 하는지를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지고하신 사랑으로 그 아픔을 참고 견디실 뿐,

사랑하시는 사도들에게는 그것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십니다.

 

 

6

당신의 마음은 유다 때문에 그렇게 슬픔을 느끼시지만,

왼쪽에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을 보시면서 가득한 기쁨을 느끼십니다.

그러자 그 사랑을 누를 길 없어서 요한을 살며시 끌어당기시어

머리를 당신 가슴에 기대게 하시고,

그에게 천국을 미리 맛보게 해 주십니다.

 

 

7

이 엄숙한 순간의 두 사도는 두 종류의 사람을,

즉, 하느님께 버림받을 정도로 타락한 사람과

하느님께 택함을 받은 사람을 나타냅니다.

마음속으로 이미 지옥을 느끼고 있는 유다는 하느님께 버림을 받은 사람이요,

즐거워하며 당신 안에 쉬고 있는 요한은 하느님의 택함을 받은 사람입니다.

 

 

8

오, 저의 감미로운 선이시여,

저도 당신 곁에 와서 사랑하시는 제자와 더불어 제 피로해진 머리를

흠숭하올 당신 가슴에 기대고 간청하고 싶습니다.

이 지상에서도 천국의 즐거움을 맛보게 해 주소서.

그러면 당신 성심의 감미로운 화음에 황홀해진 저에게는

지상이 이미 지상이 아니라 천상이 될 수 있겠습니다.

 

 

9

저는 이 지극히 감미롭고 성스러운 화음 속에서

당신 성심의 고통스러운 고동소리가 빠져나가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는 멸망한 영혼들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 예수님,

저 이상은 어떤 영혼도 멸망하지 않게 해 주소서.

 

 

10

당신 성심의 고동이 그들 안으로 들어가면서 그들로 하여금,

당신의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처럼,

천상 생명의 고동소리를 느낄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들도 당신의 온유하고 감미로운 사랑에 마음이 이끌려

모두 당신께 굴복하게 하소서.

 

 

11

도, 제 예수님,

제가 여기 당신 마음 안에 머물러 있는 동안,

당신께서 사도들에게 주셨듯이 저에게도 음식을 주소서.

사랑의 음식, 하느님 말씀의 음식,

당신의 거룩하신 뜻의 음식 말입니다.

오, 저의 예수님,

이 음식을 거절하지 마소서.

이는 제 안에 당신 자신의 생명이 형성되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무척 주시고 싶어 하시는 음식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12

제 감미로운 선이시여,

여기 당신 곁에서 저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들과 같이 나누시는

음식이 다름 아닌 어린양임을 봅니다.

이것은 상징적인 어린양이기도 합니다.

이 어린양의 생기가 불의 힘에 의해서 소멸된 것과 같이,

신비로운 어린양이신 당신도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방울의 피도 남겨두시지 않고,

피라는 피는 온통 저희에 대한 사랑으로 다 쏟으실 것입니다.

 

 

13

오, 예수님,

그러니 당신께서는 모든 것이 당신의 지극히 고통스러운 수난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수난이 당신의 생각 속에,

당신의 마음속에 - 모든 것 속에 언제나 있기 때문입니다.

 

 

14

이 사실이 저에게 깨우쳐 주는 것은,

저도 제 정신 앞에, 제 마음속에,

당신 수난에 대한 생각을 줄곧 가지고 있으면,

당신께서는 절대로 당신 사랑의 음식을

거절하시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여간 고맙지 않습니다!

 

 

15

오, 제 예수님,

당신은 제가 함께하지 않는 행위와

제게 특별한 유익이 되지 않을 행위는

단 하나도 그대로 두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청하오니,

저의 생각에, 저의 마음속에 저의 눈길과 발걸음과 고통 속에

언제나 당신의 수난을 간직하는 은총을 내려주소서.

그러면 제가 어디로 고개를 돌리건, 저 자신의 안쪽이건 바깥쪽이건,

항상 제 안에 현존하시는 당신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16

그러니 당신께서 저를 위하여 참고 겪으신 모든 것을

결코 잊지 않는 은총을 주소서.

이것이 제 온 존재를 당신 안으로 끌어당기는 자석이 되게 하시어,

제가 결코 당신에게서 멀어지는 일이 없게 해 주소서.

 

 

[천상의 책 - 루이사 피카레타 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