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의 시간들-우리주 예수그리스도

제2시간-【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은빛강 2015. 11. 23. 09:26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제2시간』(오후 6시 - 7시)

《최후 만찬의 다락방으로 가시다.》

 

 

(☧‘준비기도’를 바친 후)

 

 

1

흠숭하올 저의 예수님,

제가 당신과 함께 당신의 괴로움과 애통해 하시는 엄마의 괴로움을 나누다 보니,

당신께서는 아버지의 뜻이 부르시는 곳으로 가시기 위하여

막 여기를 떠나시려고 하십니다.

 

 

2

어머니와 아드님의 사랑이 어찌나 강렬한지

두 분은 서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십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당신 엄마의 마음 안에서 당신 자신을 떠나시고,

여왕이신 아름다운 엄마는 당신의 마음 안으로 들어 가 자리하십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서로 헤어지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3

그리하여, 서로를 축복하신 후,

당신께서는 어머니께 마지막 입맞춤으로 힘을 주셔서

바야흐로 치르시게 될 참혹한 고통을 굳건히 견디시게 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시며 떠나십니다.

 

 

4

그러나 할쑥한 당신의 얼굴, 떨리는 입술,

막 울음이라도 터뜨리실 듯,

“안녕히......, 계십시오......,” 하시는 목이 멘 음성-

그 모든 것이 당신께서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시는지,··

엄마와 헤어지시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를

역력히 느끼게 합니다!

 

 

5

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하여 두 분은 서로 안에 녹아든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달게 받으십니다.

그리고 인척이나 친구들의 애정, 인연의 속박과 집착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없어서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는 일에 -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신성한 신분에 응답하는 일에

등한한 사람들을 대신하여 보속하고자 하십니다.

 

 

6

베풀어 주시려는 사랑을 마음에서 밀어내는 이 영혼들이,

그것도 피조물에 대한 사랑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그들이,

두 분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끼치는지 모릅니다!

7

저의 사랑이시여,

제가 당신과 함께 보속하면서 당신의 엄마와 함께 머물러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면 당신께서 떠나시는 순간 엄마를 위로하며 부축해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음 걸음을 재촉하여 당신을 따라잡겠습니다.

 

 

8

그렇지만 더할 수 없이 슬프게도, 제 엄마가 격한 괴로움으로

몸을 떨고 계시는 것이 보입니다.

애써 작별인사를 하시려고 해도 너무 슬퍼서 입술만 움직일 뿐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엄마는 거의 실신 상태이십니다.

사랑의 혼절 상태에서 그래도 이렇게 말씀하려고 하십니다.

 

 

9

“내 아들아, 내 아들아! 너를 축복한다!

이건 정말이지 가혹한 이별이다! - 죽음보다 참혹하구나!”

 

 

10

그러나 복받치는 슬픔으로 말미암아 입을 열 수도

목소리를 낼 수도 없으십니다.

 

 

11

비탄에 잠기신 모후시여,

제가 부축해 드리고 눈물을 닦아 드리며

쓰라린 고통 중에 계신 당신께 따뜻한 동정심을 표하겠습니다.

저의 엄마, 저는 엄마를 홀로 계시게 하지 않겠사오니,

엄마도 저를 함께 데려가 주십시오.

엄마께도 예수님께도 너무나 큰 고통이 닥친 이때,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예수님을 지키며 보속과 위로를 드려야 하는지,

예수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제 목숨을 던져야 하는지

어떤지 가르쳐 주십시오.

 

 

12

결코 저는 엄마의 망토 밖으로 나가지 않겠습니다.

엄마가 원하실 때에만 예수님께로 날아가서

엄마의 사랑과 애정과 입맞춤을 저의 것과 함께 바치겠습니다.

그분의 상처와 피외 고통과 받으시는 모욕 하나하나에

그것을 발라드림으로써 그 모든 고통이

당신 엄마의 입맞춤과 사랑을 느끼고 숙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예수님의 입맞춤을 가지고 엄마의 망토 안으로 돌아와서

엄마의 꿰찔리신 마음의 고통도 숙지하도록 하겠습니다.

 

 

13

엄마, 저의 마음이 세차게 두근거립니다.

예수님께 가고 싶습니다.

제가 엄마의 손에 입 맞출 때에 예수님을 축복하셨듯이

저를 축복해 주시고,

그분께 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14

저의 다정하신 예수님,

사랑이 저에게 당신께서 가시는 길을 알려 줍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하시는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 거리를 걸어가시는 당신을 따라잡습니다.

여전히 얼굴빛이 창백하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제 귀에 당신의 음성이 들립니다.

부드럽지만, 그렇습니다. 슬픔에 젖은 음성입니다.

얼마나 슬픈 음성인지 제자들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근심에 잠깁니다.

 

 

15

“이 길을 이렇게 자유로이 걷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하고 당신은 말씀하십니다.

“내일이면 결박당한 채 수 없이 많은 욕설을 들으며

이 길로 끌려 갈 것이다.”

 

 

16

그리고 당신께서는

극심한 모욕과 괴롭힘을 당하실 지점을 가리키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바야흐로 해가 지려고 하듯이,

나의 지상 삶도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

내일 이맘때면 나는 이미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해가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나도 사흘째 되는 날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17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슬퍼하며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이렇게 덧붙여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실망하지 마라!

나는 너희를 떠나지 않고 언제나 함께 있겠다.

그러나 너희 모두의 선익을 위해서 나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18

이 말씀을 하시면서 당신께서도 마음이 슬퍼지시지만,

그래도 떨리는 음성으로 계속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십니다.

 

 

19

당신은 또한 최후 만찬의 다락방으로 들어가시기 전에,

저물어 가는 당신 삶을 보시는 것처럼 지는 해를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인생의 저물녘에 있는 이들을 위하여

당신의 발걸음을 봉헌하시고,

그들에게 삶을 당신 안에서 끝낼 은총을 주십니다.

게다가 당신은 현세 삶의 고통과 환멸에도 불구하고

당신께 굴복하지 않으려 고집하는 이들을 위하여 보상을 바치십니다.

 

 

20

그런 다음 당신은 한 번 더 예루살렘을 바라보십니다.

예루살렘은 당신께서 행하신 기적과

각별히 쏟으신 총애의 중심이건만,

이 도시는 그 반대로 하느님을 살해하는 죄를 지으려고,

벌써 당신을 매달 십자가를 준비하면서

못 끝을 뾰족하게 갈고 있습니다.

21

당신은 전율하십니다.

가슴이 미어지십니다.

이스라엘에 닥칠 파괴를 생각하시며 눈물을 흘리십니다.

 

 

22

이로써 당신은

당신께 봉헌 된 수많은 영혼들을 대신하여 보상을 바치십니다.

당신께서는 이 영혼들을 당신 사랑의 놀라운 기적이 될 정도로

정성들여 기르려고 애쓰시건만,

그들은 배은망덕을 저지르며 아무 응답도 하지 않는 것으로

당신께 더욱 큰 쓰라림을 안겨 드리기 때문입니다.

저도 함께 보속하여 당신 마음을 찌르는 그 아픔을

누그러뜨리고 싶습니다.

 

 

23

하지만 제가 보니,

당신은 예루살렘을 보시고 진저리를 치시며 눈길을 돌리십니다.

그리고 다락방으로 올라가십니다.

 

 

24

제 사랑이시여,

저를 당신 가슴에 꼭 안아 주소서.

당신의 쓰라린 고통을 제 것으로 삼고

이를 당신과 함께 봉헌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자비로우신 눈으로 제 영혼을 보살피시며

당신 사랑을 쏟아 넣어 주소서.-

저를 축복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