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無言으로 오는 봄

은빛강 2010. 3. 31. 19:54

'좋은 시 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無言으로 오는 봄

-박재삼

 

뭐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천지신명天地神明께 쑥스럽지 않느냐

참된 것은 그저 묵묵히 있을 뿐

호들갑이라고는 전연 없네

말을 잘함으로써 우선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 무지무지한

추위를 넘기고

사방에 봄빛이 깔리고 있는데

할 말이 가장 많은 듯한

그것을 그냥

눈부시게 아름답게만 치르는

이 엄청난 비밀을

곰곰이 느껴보게나

 

 

 

-시집 『허무에 갇혀』(1993, 한 미디어)

-이미지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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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온다

그것은 엄청난 비밀이랄 것도 없다

말 한 마디 없이

제 빛을 누리에 깔고

능청이다

 

님아!

깨어나십시오

일어나 움직이십시오

누리는 그대의 것

껴안으러 가십시오

두 팔 벌리고 함박웃음으로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