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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가능한가?-이종기

은빛강 2010. 6. 1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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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한국 음식의 세계화는 가능한가?

요즈음 우리 나라의 식생활 패턴이 지난 날의 식습관과 많이 다르다.언제부터인가는 모르지만 다른 나라의 요리에 상당히 깊숙히 빠져들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중국요리로 알고 있는 자장면일 것이다. 중국에도 없는 중국요리 자장면은 우리들이 너무나 즐겨먹는 음식이 되었다. 지금 한창 성업중인 피자만 해도 그렇다. 이탈리아 음식이면서 대중 속에 정착한 것이 피자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한 것에 새우, 채소, 과일들을 얹고 피자치즈를 뿌린 다음 구운 피자는 우리들의 전통 음식인양 어린이나 젊은층들이 많이들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전통 음식 중에 피자보다는 훨씬 앞서서 빈대떡이라는 것이 있다. 각종 야채나 육류를 썩어 만든 음식으로는 비빔밥이 있다.

우리 나라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빈대떡이나 비빔밥은 그실 피자보다는 깔끔하고,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약간의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리는 건강식이지 않은가?

우리의 전통음식 비빔밥의 종류는 아주 다양한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들자면 옛날 양반들이 즐겨 먹었던 것이지만 사골국물로 밥을 지은 전주 비빔밥, 기름으로 밥을 볶은 다음 닭고기를 얹어 만드는 해주 비빔밥, 식은 밥으로 비빔밥을 장만하여 내장탕과 함께 먹는 진주 비빔밥, 제사상에 놓았던 나물들을 간장으로 버무린 안동 헛제사밥, 해물이 많이 나는 통영에서 해초를 넣어 만든 통영 비빔밥 등이 있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제사를 지낸 다음 제사상에 올린 나물들을 썩어 간장과 참기름을 떨어뜨려 비벼서 탕국과 함께 먹던 제삿밥은 우리들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특히 놋그릇에 가지가지 오색 나물과 육회를 넣어 만든 진주 비빔밥은 화반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내고 있다.

세계화에 발 맞추어 음식도 한류열풍이 불어오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한식의 세계화를 우리는 자주 말한다. 더구나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외국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의 외국 진출을 생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가까운 예로 미국의 디트로이드에서 가까운 노비이는 미국 상류층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주민 가운데는 일본인들도 상당히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한식으로 세계화가 가능한가를 시험하는 메뉴를 준비하여 손님들을 초대한 일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 다양한 국적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로써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은 일단 성공한 예에 속한 것이다.

전략적인 면을 고려하여 우리 음식 관계자들은 대장금을 몇 번이고 보면서 참고할 필요성과 이 드라마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다.

음식을 만들 때의 그 정성과 음식 속에 들어있는 영양소라든가 음식을 섭취한 사람들의 건강, 음식 재료들의 궁합 소화까지 세심한 신경을 쓰면서 재료 구입에서부터 만드는 사람의 지혜와 온몸을 던지는 정성이라면 한식의 세계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져 세계인의 큰 반응과 찬사를 받으면서 채소를 많이 사용하는 한식이 육류 중심의 다른 나라의의 식탁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육류 중심 애용자들이 건강을 위해 채소 중심의 식탁 메뉴 쪽을 선호하는 기류는 우리에게 찾아온 한식 세계화의 응원부대이자 협조자가 되고 있다.
육류 중심의 식탁에서 와인을 곁들이듯이 채소 중심의 식탁에 막걸리를 곁들였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활용하여 세계의 식탁을 점령해 보자. 우리 선조들의 식생활을 살펴보면 음식 단편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식사 후에는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소화효소인 발효식품인 된장, 고추장, 김치, 막걸리, 등 이러한 좋은 메뉴들을 체계적으로 세계인들이 좋아할 수 있게 가미하고 포장하자.

지금 우리의 김치도 중국이 돈벌이화하고 있다. 막걸리는 일본인들이 상품화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좋은 것을 가지고도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 상권을 다른나라에 빼앗기고 있다. 채소 위주의 식탁으로 바꾸고자 하는 육류 중심의 서구의 식탁, 발효식품에 목말라하고 있는 외국의 식탁에 우리 것을 상품화하여 세계의 식탁을 점령해 보자는 야심찬 계획을 만들어 가자.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우리의 빨리빨리가 절실히 필요한 때를 맞았다.


이종기

70호
2010.4
자료: 경북신문  글쓴이: 이종기(서대문문인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