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사람의 저녁-윤제림

은빛강 2010. 7. 9. 12:46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사람의 저녁

-윤제림

 

 

내가 가도 되는데

그가 간다.

 

그가 남아도 되는데

내가

남았다.

 

 

 

-시집『그는 걸어서 온다』(문학동네, 2008)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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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경계가 없다

시간적 선후가 있을 뿐

 

연기론에서는 말하지

 

생하는 것도 멸하는 것도 없고

영원한 것도 단절됨도 없다

하나도 다른 것도 아니다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다

 

시인이 닿은 화엄세간은

시의 분위기처럼

무상하고 애련하지만

저녁노을처럼 넓게 물들 것이다

 

 

 

*불교의 緣起論은 無我, 無常, 空, 華嚴 등

불교의 중심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사유체계로,

모든 존재는 여러 요소의 끝없는 어우러짐에 의하여 비로소 성립되고,

또 서로가 서로에게 끝없이 의존하는 것으로 본다.

존재는 하나의 과정 또는 사건일 뿐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緣起의 그물망인 인다라망 속에서는

모두가 중심이고, 모두가 주인공이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