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스크랩] 꽃담

은빛강 2010. 7. 2. 17:10

유월에는
돌을 바위를
쇠를 걷어내고
꽃을 심어야겠다
역병 같은
철조망을 뜯어내고
맹독 같은
전깃줄을 잘라내고
꽃으로
담벼락을 세워야겠다
수국의 담을 세우고
장미의 국경을 만들고
백리향과 만병초로
북방한계선을 그어야겠다
옥잠화와 원추리와 패랭이로
남방한계선을 정해야겠다
꽃들은
잘도 퍼져나가서
저 위의 물까지
저 아래 섬까지
온갖 꽃들로 뒤덮여서
꽃의 향기로 기둥을 올리고
꽃의 잎으로 지붕을 얹고
누구든지 와서 등 눕히라고
꽃으로 방을 들여놓아야겠다

출처 : 구석기와 함께 시(詩)를
글쓴이 : 구석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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