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섬
복효근
파도가 섬의 옆구리를 자꾸 때려친 흔적이 절벽으로 남았는데 그것을 절경이라 말한다 거기에 풍란이 꽃을 피우고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기른다 사람마다의 옆구리께엔 절벽이 있다 파도가 할퀴고 간 상처의 흔적이 가파를수록 풍란 매운 향기가 난다 너와 내가 섬이다 아득한 거리에서 상처의 향기로 서로를 부르는,
-시집『마늘촛불』(애지, 2009) -사진 : 다음 이미지 ---------------------------------------------------
절경이라 말하지만 상처다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상처를 만들면 만들수록 멀어져서는 잊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사랑하는 사이도 섬처럼 상처를 만난다 멀리서는 그리움이 될 수도 있겠으나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상처들, 상처들
자연의 섭리에서 배운다 하나 섭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의 초상이 늘 부끄러운 것이다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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