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선墨香扇
구석기김종제
연비聯臂 새겨놓은
묵향의 부채 하나 얻어
손에 쥐고 바람을 부르는데
글자들이 꿈틀거리더니
몸을 일으켜 달아나고 있었다
허공에 모여든
저 맹서가
번갯불로 내려친다
저 언약이
폭우가 되어 쏟아진다
저 불망이
둑을 무너뜨리고
저 믿음이
물속 깊이 잠기게 한다
지느러미로 변한 저 넋이
천장을 거슬러 오르고 있었다
바늘에 꿰여
어느 처마의 풍경으로 매달려있었다
온몸이 흔들리고 있었다
묵향의 글자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내 살갗에
평생 지울 수 없는
마애摩崖로 들어와 박혔다
출처 : 서대문문인협회-사)한국문인협회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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