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모래시계
이석현
기다림도 순간이다
가야할 길은 오직 하나 서두르거나 다투지 말자
뒤집어 바꿔놓고 보면 앞서 가는 너보다 내가 더 빠른 법
산다는 것은 몸에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천천히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시집 『둥근 소리의 힘』(문학만, 2010) -사진 : 다음 이미지 ------------------------------------------------------
만약에 모래시계를 작동시켜놓고 생의 극한을 경쟁시켰을 때 두려움에 떨지 않을 자 누구랴
사우나 안의 사정도 건강과 즐거움보다는 그것을 위한 인내에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지 그곳에서 서두른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생의 길은 하나라고 했던가 선택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들여놓은 발이 제대로 걸어지도록 할 책임과 의무가 자신에게 있는 이상
모래시계에 모래가 채워지듯이 삶의 시간을 찬찬히 채워나갈 일이다
그 시간의 앞뒤 어느 쯤에서는 삶의 희노애락이 물수제비처럼 놓이겠지 그것은 순간이다 순간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순간에서 느끼는 가장 길고 아름다운 행위가 아닐까
詩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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