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0. 8. 3. 19:52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모래시계

 

이석현

 

 

기다림도 순간이다

가야할 길은

오직 하나

서두르거나 다투지 말자

뒤집어 바꿔놓고 보면

앞서 가는 너보다

내가 더 빠른 법

산다는 것은

몸에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천천히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시집 『둥근 소리의 힘』(문학만, 2010)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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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모래시계를 작동시켜놓고

생의 극한을 경쟁시켰을 때

두려움에 떨지 않을 자 누구랴

 

사우나 안의 사정도

건강과 즐거움보다는

그것을 위한 인내에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지

그곳에서 서두른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인생의 길은

하나라고 했던가

선택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번 들여놓은 발이 제대로 걸어지도록 할

책임과 의무가 자신에게 있는 이상

모래시계에 모래가 채워지듯이

삶의 시간을 찬찬히 채워나갈 일이다

 

그 시간의 앞뒤 어느 쯤에서는

삶의 희노애락이 물수제비처럼 놓이겠지

그것은 순간이다

순간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순간에서 느끼는 가장 길고 아름다운 행위가 아닐까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