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0. 8. 12. 11:44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소리에 업히다

 

이재무

 

 

자지러지는 풀벌레울음의 들것에 실려

 

둥둥, 풀밭을 떠내려간다

 

장대비로 쏟아지는 매미울음의 수레에 실려

 

후끈 달아오른 자갈길 시원하게 내려간다

 

젖어 무거운 생 가볍게 업고 가는

 

소리의 뒷등 멀찍이 바라다본다

 

 

 

-시집『저녁6시』(창비, 2007)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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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 아래서 땀 없이 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 가벼운 바람이 찾아오고

매미울음소리가 달려와 무더위를 식혀 준다면

 

견디기 힘든 여름날의 소묘를

이렇게 가벼이 만들어 주는

시 한 편에

여름이 저만치 물러앉는다

 

시 속에 익살이 넘친다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