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26호 종이강에 그린 詩]부활.2/산부인과에서-한기욱

은빛강 2010. 8. 20. 08:25

[제26호 종이강에 그린 詩]

 

부활.2/산부인과에서

한기욱

 

출산예정일을 앞두고 병원에서

제 몸을 힘껏 옴추린 채

양수羊水를 바다 삼아

숨 고르기 하고 있는

거해궁巨蟹宮*을 보았다

 

헤라클레스의 발 밑에서

죽어가던 게 한 마리

헤라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허욕을 털어버리고

마음의 무게를 비워버린 미물의 심장

산보다 더 힘차게

뛴다는 것을

 

태나측정기를 갖다 댈 때마다

작고도 강하게 뛰고 있는 성좌 하나

황도黃道에게 신호를 보내 길을 묻는가

알 수 없는 황궁의 언어

몸을 낮추고 길을 찾는다

 

※거해궁: 황도 12궁 중 4번째인 게자리. 이른 봄부터 초여름까지 볼 수 있음.

신화를 살펴보면 헤라가 헤라클레스를 미워하여 뮤케니이의 왕인 에우르스테우스로 하여금

12개의 힘든 일을 시키라고 명한다.

 그 12개의 힘든 일의 두 번째의 것이 레루네라는 늪에 사는 100개의 머리를 가진 물뱀 휴도라를 퇴치하라는 것이었다.

헤라클레스 선전에 헤라는 게를 보내 휴도라를 돕게한다.

이때 게는 헤라클레스의 발을 물고 그에게 밟혀 죽는다.

헤라는 자신을 위해 죽은 게를 위해 별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시와상상 2005년 하반기/백지44호]에서 발췌

 

한기욱 연보

-대전출생

-대전대 및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

-2003년 [시문학등단]

역사와 신화 그리고 현재, 인간들의 정치적 실력과 또 그본성은 변함이 없는가 봅니다.

예쁜 아가 건강하게 성장 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고마우신 분들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한기욱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