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68호 종이강에 그린 詩]-명편-복효근

은빛강 2010. 10. 8. 21:10

[제68호 종이강에 그린 詩]

 






명편

-복효근



서해 바닷가 채석강 암벽 한 구석에
종석♡진영 왔다 간다
비뚤비뚤 새겨져 있다

채석강 암벽이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옳다 누군가 눈이 참 밝구나

사내가 맥가이버칼 끝으로 글자를 새기는 동안
사내의 등을 기댄 그니의 두 눈엔 바다가 가득 넘쳐났으리라

왔다 갔다는 것
자명한 것이 이 밖에 더 있을까
한 생애 요약하면 이 한 문장이다
그리고 그것을 새길만한 가치가 있다면
사랑했다는 것

설령 그것이 마지막 묘지명이라 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이미 그생애는 명편인 것이다

[문학도서관]-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