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종이강에 그린 詩

[제66호 종이강에 그린 詩]-소를 웃긴 꽃-윤희상

은빛강 2010. 10. 4. 17:49

[제66호 종이강에 그린 詩]

 






소를 웃긴 꽃

-윤희상




나주 들판에서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풀을 뜯는
소의 발 밑에서
마침 꽃이 핀 것이야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그것만이 아니라,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올린 거야
그래서,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하마터면,
소가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한 것이지





*시는 윤희상 시집 『소를 웃긴 꽃』(문학동네)에 수록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