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은빛강 2011. 5. 25. 00:31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아무도 몰래

 

 

강은교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을 만지고 싶네

빛을 향하여 오르는 따뜻한 그 상승의 감촉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의 문을 열어보고 싶네

 

 

문안에 피어 있을 붉은 볼 파르르 떠는 파초의 떨림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그 떨림에 별똥별 하나 던져 넣고 싶네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추락의 별똥별을, 추락의 상승이라든가 추락의 불멸을

 

 

이런 날에는 아무도 몰래 떨리는 추락의 눈썹에 빗방울 하나 매달고 싶네

그 빗방울 스러질 무렵이면

돌아오는 귀이고 싶네.

 

 

 

 

 

 

-『시와 시학』(2010, 봄)

-사진 : 다음 이미지

------------------------------------------------------------

 

 

혼자서 가지는

이런 떨림의 느낌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불가능한

이런 떨림의 느낌

 

 

가상이다

아무도 몰래 누리는

상상의 즐거움이다

 

 

우리 생의 극점이

이런 환희로

가득 찬다면 얼마나 좋을까?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