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을 창가에두고/詩하늘 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밤, 몰운대에서-채명석

은빛강 2011. 5. 4. 20:22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밤, 몰운대에서

 

채명석

 

 

하루의 끝자락을 바라보고 싶다면

마음에 의자 하나를 놓고 그곳에 가보라

물컹물컹한 어둠에 입을 맞추고

사랑하듯 오랫동안 숨을 멈춰보라

켜켜이 쌓인 모랫뻘 울음과

질긴 목숨의 흔적 같은 뻘구멍

눈멀고 귀 먹고 입조차 문드러진 폐선처럼

울음바다에 몸을 띄워 노를 저어보라

등대처럼 슬픔은 길을 인도할 것이다

햇살이 어둠을 거둘 때까지

밀물처럼 찾아든 고요 속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는 빈 벤치에 앉아보라

 

 

 

-시집『그때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문학의전당, 2010.)

-사진 : 다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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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었다가 육지가 된

낙동강 하구의 다대포 옆 거기

 

안개와 구름이 많대서

그리 부르는 곳

 

하루의 끝자락을 바라보기 좋은 곳

사랑하는 사람과 한 번은 가볼 만한 곳

 

그리고 다대포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

그런 다음 침묵으로 걸어 보기

 

 

 

                            詩하늘